송기원의 생명 공부 - 17가지 질문으로 푸는 생명 과학 입문
송기원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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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가장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답을 이 책은 17개의 질문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명의 대표적인 특징은 신진대사와 종의 재생산 정도가 언급된다.

이 책은 이 밖에도 생명의 정의와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모든 생명체를 관통하는 기본 논리”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 내용으로는 본질과 기원, 구성, 단위, 정보, 정보의 해독, 변형과 합성, 교정과 편집, 재생산, 발생과 분화, 노화, 감염, 반응, 항상성 등의 과학적인 측면과 더불어 생산 기술의 함의, 정체성, 윤리 등의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개념 등을 끌어왔다.

단순히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생명 현상의 규명뿐만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기술이 발전하면서 발생하거나 예상되는 문제들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까지 내다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래서 각 장마다 적절한 산문이나 시 등을 인용하며 독자로 하여금 더 넓은 관점에서 생명과학을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준다.

생명을 가장 건조하게 이해하는 방법은 화학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 책은 생명이 탄소, 수소, 산소, 질소, 황, 인, 철 등의 원소로 구성된다는 점을 알려준다. 그런데 이 원소들이 태양계 규모에서는 만들어질 수 없는 큰 원소들이라고 한다. 태양보다 더 큰 별을 중심으로 한 천체가 그 기원이라는 점에서 생명의 신비가 인간의 인식을 훨씬 웃도는 차원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생명의 가장 기본 단위는 세포이며, 그 세포 속에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가 있다. 이 유전자들의 총체로서 인간, 인간 생명은 유전체로 표현된다. 이처럼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파악할 때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틀이 바로 유전자, 유전공학 개념이다. 생명의 형성을 가능하게 하는 정보들의 집합인 유전자, 이 유전자가 어떻게 발현되는가에 따라 동물도 되고 식물도 되고, 인간도 되고 무생물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졌다.

유전자 해독과 편집, 교정 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인간은 생명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가시적 영역에까지 와 있다고 한다. 기술의 발전과 활용의 속도를 사회와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형편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윤리적 문제가 이미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 더 큰 문제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의료의 관점에서는 생명공학, 유전자 기술의 발달이 매우 희망적이기는 하나, 이것이 경제성과 시장논리와 결합하면서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지 걱정되는 상황이다. 이 문제는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 아직도 사회적 합의와 제도가 제대로 서 있지 못한 형국인 것 같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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