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제국의 탄생 - 무명의 언더독에서 세계 최대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한 유튜브의 20년 비하인드 히스토리
마크 버겐 지음, 신솔잎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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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역사를 화려하게 수놓은 많은 온라인 플랫폼들이 있었고 지금도 존재한다. 초기의 IT 환경을 생각하면 지금 우리의 삶은 인터넷에 지배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이 이제는 신체의 일부 또는 연장된 신체처럼 여겨지듯이,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들도 우리의 정신과 문화의 기본 옵션이 되었다.

지금 우리 시대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플랫폼은 단연 유튜브다. 텍스트 기반에서 영상 기반으로 우리의 의식이 변화되고 있고, 우리의 말과 행동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그 현상을 이끈 중심에 유튜브가 있다. 이 책은 그 유튜브의 탄생 시점에서 최근까지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놀라운 점은 근 20년이라는 기간이 그렇게 길다고 볼 수는 없는데, 일어난 일들과 그로 인한 변화들의 밀도가 몇 천 년은 된 것처럼 엄청나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깨달은 것은, 인류의 역사는 외연, 즉 겉모습만 달라져갈 뿐이지 본질은 그대로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인류의 삶, 문화, 정치가 순환하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은 돈이다. 그리고 인간 쪽에서 보면 자아성취나 인정욕구, 지루함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망 같은 것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이 책을 통해 소개되고 있지만, 결국 누군가 뭔가 재미난 것을 하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고 싶은 욕구가 하나의 도구를 만들어냈고, 이것이 시대의 흐름과 대중의 기호에 맞아떨어져 문화적 반향을 일으키고, 여기에 경제논리가 최종적으로 개입하여 산업화되고 결국 정치와 사회, 국가 차원으로까지 확장되는 일련의 과정이 마치 또 하나의 표절작품처럼 반복되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것은 광고다. 어쨌거나 인터넷 산업은 광고주들이 없으면 절대 존재할 수 없는 세계라는 것을 또 한 번 확인시켜 준다. 결국은 사업가들이 인류와 역사를 이끌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인터넷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와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자본가들의 개입이 없으면 인터넷 산업은 지속될 수 없는 한계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의 큰 맥락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기의 순수한 의도와 열정, 세상을 더 낫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 이용자 중심의 온라인 생태라는 청사진은 사실 허상에 불과하다. 결국은 돈이 중심에 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인간의 허영과 욕망, 연약해진 정신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걸 가장 잘 이용하는 것이 찐 자본주의자들의 능력이다. 그런 점에서 역서의 제목에 ‘제국’이라는 표현을 넣은 것은 번역자의 탁월한 감각이라고 볼 수 있겠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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