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저자가 바라보는 인공지능에 대한 이미지가 흥미롭다. 우선 저자는 인공지능을 ‘초능력 외계인’과 ‘미성숙한 아이’라는 이중적 존재의 관점으로 접근한다. 근본적으로 다양하고 압도적인 초능력들을 지닌 외계 생명체 같은 존재가 돌봄과 교육을 받아야 하는 미성숙한 형태로 지구에 떨어졌다. 인간은 이 미지의 존재가 인간과 인공지능 양쪽 모두에게 파괴적인 결과를 불러오지 않도록 양육할 임무를 맡게 되었다. 인간은 ‘좋은 부모’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이 럭비공 같은 존재가 초래할 위기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공지능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 사람들에게 있음을 알려준다. 한때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들이 기대와 다르게 인간 사회의 어두운 민낯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결과를 보여주어 황급히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를 우리는 목격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인공지능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의 핵심 변수가 인간이 제공하는 자료에 있음을 지적한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은 어떤 의미에서 인간이 낳은 자식이고, 자식은 부모를 닮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자식의 능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인간 존재의 능력을 상회할 것이며, 인간이 결코 따라잡을 수 없는 탁월함을 취하게 될 거란 사실이다. 이 차이는 인간의 창의성이나 상상력에 근거한 희망이나 장밋빛 전망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일 것이다. 따라서 저자가 보기에는 지금 시점이, 다시 말해 아직 어린아이라고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바른길을 따라 정상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