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루스의 교육 - 키로파에디아 현대지성 클래식 51
크세노폰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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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 중에서 성경, 그중에서도 구약성경 후반부의 이스라엘 패망과 이후에 전개되는 부분을 유심히 읽어본 사람이라면 상당히 흥미로운 인물을 만나게 된다. 바로 ‘고레스 왕’이라는 인물이다. 개역개정 성경에서 ‘바사’의 왕 ‘고레스’로 번역되는 그가 바로 페르시아의 키루스 대왕, 이 책에서 크세노폰이 역사상 가장 뛰어난 통치자로 평가했던 그 사람이다. 선민사상에 따른 타 민족에 대한 배타성이 특징이기도 한 유대인에게조차도 위대한 인물로 평가받는 그는 성경 세계를 넘어 포괄적인 인류 역사에서도 매우 주목할 만한 리더십을 보여준 인물임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저자 크세노폰은 인간의 본성을 미루어볼 때 사람을 통치하는 일은 너무나 어렵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짐승을 통치하는 것이 더 쉽다고 표현한 것을 통해 인간의 통치 행위라는 것이 얼마나 지속되기 어렵고 무너지기 쉬운 것인지 그 속성을 정의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역사를 통해 그 법칙을 깨는 인물 하나를 발견했으니, 그가 바로 페르시아의 키루스 대왕이었다.

키루스 본인이 미처 다 돌아보거나 만나보지 못할 정도로 광대한 지역, 사람들로부터 두려움을 느끼게 하고 복종하게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저자 크세노폰은 그것을 키루스가 받은 교육에서 찾는다. 그래서 이 책은 키루스가 과연 어떤 교육을 받았기에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통치자가 될 수 있었는지 탐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키루스 자신의 성품이나 자질, 그가 품은 야망 등 타고난 개인적 요소들도 그의 주요 성공 요인이기는 했지만, 외부 요인이라 할 수 있는 교육의 차원에서 가장 특징적이었던 것은 페르시아의 교육 시스템이 법률에 따른다는 것이었고, 이 페르시아 법률의 특징은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동시대의 다른 나라들과 차별화되는 점이었다.


이 책은 한 국가 또는 제국의 독특한 교육관, 교육철학, 교육체계를 보여준다. 페르시아의 교육 시스템은 한 사람의 남성을 올바른 시민 또는 군인으로서 국가와 사회에 이익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소년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생애 주기의 단계를 세심하게 나누어 마지막 순간까지 명예로운 인생을 살아갈 토대를 만드는 특징을 갖고 있다. 물론 귀족 신분에 한해 경험할 수 있는 특권이기는 했지만 통치자 또는 리더의 기본 사상과 행실을 이타적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는 훈련을 시킨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은 키루스 대왕의 통치자 혹은 리더로서의 탁월한 인생 스토리를 엿볼 수 있는 재미도 있으나 그 역시 한계가 있는 한 사람의 인간일 뿐임을 보여준다. 결국 그가 통치하던 기간 동안에는 이상적인 국가 통치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으나, 그의 사후 벌어진 페르시아의 내부 분열과 쇠망 과정은 인간의 선한 의지 또는 집념이 대를 이어 유지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시간이기도 했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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