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뼈, 드러난 뼈 - 뼈의 5억 년 역사에서 최첨단 뼈 수술까지 아름답고 효율적이며 무한한 뼈 이야기
로이 밀스 지음, 양병찬 옮김 / 해나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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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면 우선 긍정적인 느낌은 아닐 것이다. 우선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가장 중요한 인체 요소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드러나는 경우, 예컨대 사고나 사건으로 인해 뼈가 외부로 노출되는 경우 중 좋은 기억으로 남을 만한 일이 있을 리가 없다. 소중한 것은 잘 보이지 않거나 인지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의 대표적인 예로 뼈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뼈와 연결된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는 죽음이다. 그래서 약간은 거부감이 먼저 일어난다. 하지만 문화에 따라 뼈는 일상에 가장 밀접하게 관여하고 있는 생활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로이 밀스 박사의 『숨겨진 뼈, 드러난 뼈』는 우리가 좀처럼 인식하지 못하는, 특별하게 주목하지 않은 뼈에 대해 제목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숨겨진 부분과 드러난 부분으로 크게 구분해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책을 포함해 뼈와 관련한 대중문화 콘텐츠라면 주로 범죄와 관련된 내용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이렇게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역사와 문화, 의학적인 범주를 아울러 하나의 뼈 관련 이야기를 흥미롭게 엮어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그 탁월한 글솜씨에 부러움을 느꼈다.

1부 ‘숨겨진 뼈’ 부분에서는 주로 의학적 관점에서 뼈의 문제를 다룬다. 그렇다고 해서 막 어렵거나 복잡한 이야기는 아니다. 이 파트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뼈의 회복력과 관련된 것이다. 특히 요즘 ‘회복력’, ‘회복탄력성’ 등의 주제가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 뼈야말로 손상된 부분을 회복하고 복원하는 능력에 있어 가장 먼저 다뤄져야 할 대표적인 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뼈 속에는 조골세포와 파골세포라는 것이 있는데, 한창 성장할 시기인 인간의 몸에서, 또 질병이나 사고를 통해 손상된 몸에서 이 두 세포는 뼈의 성장이나 회복을 도모하기 위해 꾸준하고 일하고 있다. 적절한 파괴와 조성을 통해 우리 몸의 뼈가 지금의 모습을 형성하고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2부 ‘드러난 뼈’에서는 고인류학에서 패션, 비즈니스, 생활도구 등에 이르기까지 인류 문화의 다양한 측면에서 인류가 뼈를 어떻게 활용해왔는지 보여준다. 특히 고인류가 주목하지 않다가 그 실용성이 인지되면서 다양한 도구로 활용하기 시작한 이래로, 종교적으로 복을 가져다주는 일종의 부적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동물의 뼈에서 추출할 수 있는 원료가 상업적 가치가 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다수의 동물들이 멸종되거나 멸종 직전까지 가는 위험을 초래한 일 등이 뼈를 둘러싼 또 하나의 큰 이슈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숨겨진 뼈, 드러난 뼈』의 문장은 경쾌하다. 결코 쉽거나 가볍지 않은 주제이지만 작가의 유머러스한 감각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주제의 묵직함을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글솜씨가 탁월하다. 반대로 방대한 양의 참고문헌 목록을 통해 이 책이 흥미롭고 재미있기만 한 내용이 아니었음을 확인하면서, 대중성과 교양, 전문성을 훌륭하게 조화시킨 멋진 과학서적 한 권이 탄생했음을 알 수 있었다.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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