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를 담는 메인 그릇이 문자에서 영상으로, 책에서 화면으로 그 주도권이 넘어간지 오래다. 좋은 책은 책 너머 다양한 문화 소통 수단을 접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일 테고, 좋은 영화나 드라마는 다시 책을 펼치게 하고 사람들과의 만남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마음을 들게 하는 것일 테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감각적으로 소모되기만 하고 깊이 있는 성찰로 이어지지 않는다.
내 기억이 맞다면, 최근 기사에서 유튜브의 시청 시간에서 70% 이상이 짧은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 쇼츠’로 채워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 영상 콘텐츠 자체도 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단축된 형태의 지식이나 정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제 그마저도 몇 십초짜리 영상에 밀려나고 있는 처지라니, 세상이 점점 어떻게 되려는지 예측불가다. 이제는 정말 책과 인문학의 위기가 도래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