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력 - 매혹하고 행동하고 저항하는 동물의 힘
남종영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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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중심적 세계관에서 지구중심, 생태계 중심의 세계관이 다시 한번 주목받는 시대인 것 같다. 물론 대중적인 흐름은 아니다. 세상이 워낙 흉흉하다 보니, 이제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봐야 대안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다시 한번 떠오르는 것이 이러한 시스템적 세계관이 아닌가 싶다.

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이 책은 초기 인류와 동물의 관계가 적대적-경쟁적 관계에서 협력적 관계로, 다시 문명이 발달하면서 일방적인 착취적 관계로, 그리고 자본주의가 극에 달한 이 시대에는 그저 상품으로 취급받는 동물의 처지를 개괄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지금은 동물을 주체로 놓고 인간과 대등한 관점에서 세상을 논하려는 사람들이 제법 많아진 것 같다. 이 책도 그 흐름의 하나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동물의 권리를 존중해준다고 해도 거기에 권력이라는 개념까지 더해지는 것은 다소 과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문을 가지고 이 책을 읽어본다면 책의 내용을 파악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지구적 관점에서 역사를 재구성할 때 동물의 역할이 의미가 있는 것은, 그것이 인간을 비롯한 다른 시스템과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효과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사태의 경우, 인간이 스스로 이런 위기를 초래한 것은 아니다. 야생 동물과의 불법적이고 과도한 접촉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생각되지만, 결국 동물이라는 존재가 인간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동물의 세계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 동물들에게도 나름의 희로애락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로는 인간보다 더 끈끈한 정과 유대감을 가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동물 세계는 그야말로 냉혹한 약육강식의 세계다. 아무리 인간이 갖가지 의미를 부여한다 해도 결국은 가장 본능에 충실한 것이 동물들의 삶인 것이다.

인간이 알지 못하는 동물의 이면을 더 자세히 파악하고 싶어서 온갖 연구를 하고 감정이입과 역지사지를 시행한다고 해도, 결국 우리는 동물의 내면 혹은 의식구조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할 것이다. 인간과 동물이 의사소통 차원에서 교차되는 지점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뜻하지 않은 대형사고가 종종 터지기도 하는 것 아닐까?

동물의 권리와 주체성을 인정해주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확실한, 당위적인 이유는 그들도 ‘생명’이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숨 쉬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것만으로도 인간은 동물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사자의 눈, 고래의 시선, 고릴라의 마음”을 설사 온전히 공감한다 할지라도, 그것을 훨씬 초월하는 가치 또는 원칙이 있음을 항상 기억해야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인간의 과제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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