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리세션 2023년 경제전망
김광석 지음 / 지식노마드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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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이후,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하방 압력은 초반에 급락하는 주가지수와 함께 그 충격이 오래 갈 것 같았다. 그런데 단기간에 급락한 자산시장의 가치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는 것을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금리가 사실상 제로에다가 정부가 시장에 돈을 거의 무한정 풀다시피 했는데, 눈치 빠른 사람, 공부로 준비가 된 사람들은 때를 놓치지 않고 기회를 잡아 상당한 부를 축적했다. 최근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던 ‘영리치’들도 그런 흐름을 멋지게 탄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나고 나서 보면 IMF 때도 그랬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도 그랬다. 항상 경제 위기로 모두가 공포로 떨고 있을 때, 그때가 항상 저점이었다. 팬데믹 사태도 예외가 아니었다. 나는 그때 다른 일로 정신이 없었을 때라 자산시장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는데, 이 또한 실상 핑계일지도 모르겠다. 조금만 유심히 보았더라면 그 어느 때보다도 진입하기 좋은 시장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지금은 들어갈 때인가? 현금을 쥐고 기다려야 할 때인가? 어중간한 상태에 들어가 물려 있는 상태라면? 손실을 확정하고 나오는 것이 더 이상의 손실을 막는 현명한 선택일까? 추가로 물량을 들여 평균 매입 금액을 낮추는 물타기를 해야 할까?

어떤 선택도 쉽지 않다. 시간이 지난 후 결과가 나와 봐야 옳았는지 틀렸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가 언제나 오늘을 위한 교훈과 본이 되듯이, 경제 상황이나 투자에 관련한 선택에 있어서도 과거의 기록들은 참고 자료로서 가장 신뢰할 만한 지침이 될 수 있다. 이번에 출간된 김광석 이코노미스트의 『그레이트 리세션 2023년 경제전망』은 그런 점에서 하나의 좋은 표본이 될 수 있다. 이미 2019년 경제 전망을 시작으로 매년 경제와 금융, 시장의 흐름을 분석하고 통찰한 내용을 독자들과 공유한 바 있는 저자는, 올해도 어김없이 미래 경제의 트렌드가 어디로 튈지 면밀한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

성공하는 투자자는 시장의 상황을 가리지 않는다. 상승장에서는 상승장에 맞는 방식으로, 하락장에서는 또 거기에 합당한 투자 방법이 있다. 하지만 공부하지 않는 투자자는 항상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반대 반향을 향한다. 그래서 늘 손실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어떤 최악의 상황, 조건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경제 주체로 거듭나도록 돕고자 다양한 조언을 담아내고 있다.

저자는 2023년을 ‘내핍의 시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마디로 경제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들어오는 돈은 그대로인데 나가야 할 돈은 모두 올랐다. 견디고 견뎌야 할 시기로 보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금리가 단기간에 매우 빠르게 올랐다. 하지만 순기능이 나타나기 전에 가계 경제가 먼저 휘청거리다 쓰러질 지경이다.

올해 전 세계의 경제 상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소는 ‘전쟁’이다. 이는 모든 국가, 사회, 경제 주체들이 동일하게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저자가 이 전략을 어떻게 마련하고 있는가이다. 점쟁이처럼 딱 꼬집어 하나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건전한 분석가라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두고 상황에 맞게 대응할 것을 권할 것이다. 저자 역시 현재 이후의 상황 전개를 낙관적, 중립적, 비관적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누어 전략을 제시한다.

경제 주체별 대응 전략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가계 부문에서는 공격적 투자보다 지키는 투자를 권한다. 아주 오랜만에 저축이 가장 좋은 재테크 전략으로 떠올랐다. 또 현금을 보유하면서 어느 정도 안정이 되는 시점까지 기다리는 전략과 더불어, 탄소 중립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에너지 분야 등을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이 책에서 보고 있는 대략적인 경제 전망은 저자가 거듭 강조하듯, 우선은 견뎌야 할 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작정 저점으로 보고 투자하기보다 돈의 흐름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지켜볼 것을 권한다.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이상 경제 활동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자산시장이 지금은 추운 겨울과 같지만, 반드시 순환 원리에 의해 봄은 올 것이다. 그때까지 꾸준히 공부하며 감각을 기르고 세계 경제 동향을 향한 관찰을 멈추지 말자.

*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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