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미생물, 우주와 만나다 - 온 세상을 뒤흔들어온 가장 미세한 존재들에 대하여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헬무트 융비르트 지음, 유영미 옮김, 김성건 감수 / 갈매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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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지식 체계는 오랜 시간 엄청난 발전을 이뤘지만, 놀랍게도, 아직도 생물의 분류 체계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가장 기본적인 분류가 된 후, 관찰 도구가 개선되면서 더 세부적인 분류가 불가피해졌는데, 이를 통해 미생물의 세계도 단순히 하나의 종으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금의 생물 분류 체계도 완전할 수 없다는 인식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즉 현재의 생물 분류 체계는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다는 말이다.

미생물학의 발전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은 역시 현미경의 발명이라고 할 수 있다. 성능이 개선되면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초의 미생물이 발견되었을 때 현미경의 확대 배율이 270배였다고 하는데, 현대에 발명된 전자 현미경은 현재 기준으로 30만 배 정도까지 확대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사람의 손가락을 수십 킬로미터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수준이라고 한다.

미생물과 관련해 인간에게 가장 큰 영향력일 끼쳤던 사건은 인간이 세균을 통해 항생제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일 것이다. 1914년에 스트렙토미세스 그리세우스라는 미생물이 발견되었는데, 이 미생물이 분비하는 스트렙토마이신이라는 성분이 결핵을 치료하는 항생제를 만들 수 있게 해주었고, 이 스트렙토미세스 속에 속하는 세균들로부터 수많은 다른 항생제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한다. 이는 인류의 의료환경 자체를 뒤바꾼 대단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미생물을 통해 금속 채굴을 하는 기술은 얼핏 들으면 공상과학 같지만 현재 구리나 우라늄을 채굴하는 데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기술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주에 있는 희귀 광물을 다량 포함한 소행성 같은 천체에서 채굴을 시도한다면 그것은 사람이 아니라 미생물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한다. 아직 먼 미래의 일이기는 하겠지만, 분명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미생물의 세계에서 가장 수수께끼라고 할 수 있는 존재로 ‘고세균’이라는 것이 있다. 박테리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독립적인 생명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 고세균은 박테리아로 착각할 만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실상은 어류나 포유류에 더 가깝다고 한다. 지구에서 발달한 가장 오래된 생명 형태로 추정되며, 아주 오랜 옛날의 지구의 극한 환경을 짐작하게 한다. 아직까지는 인체에 어떤 위험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바가 없어 무해한 친구로 여겨지고 있다.

지구 아닌 다른 천체에서 생명체의 존재 여부는 항상 인류의 오랜 궁금증이었다. 만화나 영화에서 보는 그런 오징어 같은 외계인을 만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미생물 단위라면 가능성이 있다. 토성의 위성 가운데 하나인 엔셀라두스가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두꺼운 얼음층으로 둘러싸인 그 위성은 남극 쪽이 온도가 높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바다의 존재를 예측하게 했고, 당연히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에는 이 엔셀라두스와 비슷한 환경이 있는데 ‘메타노테르모코쿠스 오키나웬시스’라는 생명체가 살고 있다. 그래서 이 생명체와 비슷한 종류의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100개의 미생물, 우주와 만나다』는 우리의 일상에서부터 미지의 우주 어느 천체까지 없는 곳이 없다고 할 수 있는 미생물의 존재와 그 특성을 살펴봄으로써 우리 인류 외의 많은 보이지 않는 생명체들이 인류 사회는 물론이며 생태계와 자연환경을 유지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그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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