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머치머니 - 돈을 불리는 금융의 기법
권오상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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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된다는 것은 결국 누군가는 그만큼 손해를 떠안아야 한다는 의미다. 모든 사람이 이익을 보는 가운데 특출한 부자가 나오는 구조는 불가능하다. 결국 부자가 된다는 것은 확률상 소수에게만 허용되는 일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겨우 중산층 생활을 유지하거나 이루어질 수 없는 환상에 군침만 흘리며 만족하지 못하면서 심리적으로 불만이 가득한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세계의 증명 도구에 불과하다.

지금 주식시장을 비롯한 모든 자산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국면에서 대량으로 풀린 자금이 부담이 되면서 다시 회수하는 과정에 들어갔고, 금리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수익을 내는 사람들이 있으니 대세 하락에 베팅을 하면 돈을 버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투자자들이다. 대체로 투자란 산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물건이나 상품을 팔며 이익을 얻는 행위를 의미한다. 하지만 그런 거래 형태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인류는 양방향으로 이익과 손실의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는 시장을 만들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투자에 성공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결국 소수다. 그들의 성공 방정식은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 제시 리버모어 같은 투자 역사상 최고의 사람도 말년에는 손실을 잔뜩 입은 채 자살하고 말았다. 얼마 전 그가 쓴 투자 관련 서적이 새로 번역되어 나왔길래 큰 관심이 갔었는데, 비극적인 그의 죽음에 대해 알고 나니 흥미가 확 줄어들었다.

금융시장의 가장 큰 미스터리는 왜 이런 시장이 존재해야만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정말 이상한 일이다. 지금 현재 존재하지도 않는 물건을 미리 판다든지, 미래의 특정 시점의 가격을 미리 예측해 거래를 먼저 한 다음 그 시기가 도래했을 때 자신의 예측치와 같거나 다를 때 수익을 보거나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 정상적인 일일까? 왜 있는 그대로의 정직한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끊임없이 가상의 가치가, 오지도 않는 미래가치를 두고 도박처럼 거래를 하는 것일까?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이것이 정말 필요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금융과 정치 권력의 전략에 놀아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지금 일반인들의 적극적인 투자 참여가 오히려 경제적으로 더 큰 어려움에 빠져들게 만들고, 이상하게도 가진 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더 자산이 늘어나는 이런 비상식적인 상황이 우연일 수 있을까? 삼성전자의 주가 움직임을 보면 그런 의심은 더욱 확신으로 바뀐다. 오르는 날 매수 상위는 늘 외국인이나 기관이며, 하락하는 날 매수 상위는 늘 개인투자자들인 이유가 무엇인가?

결국 어떤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대다수의 자산 불리기에 성공한 사람들은 규모의 경제로 베팅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 말은 그들이 시장 전체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힘을 장기적이든 일시적이든 가져보았다는 말이 된다. 즉 시장 가격의 움직임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고, 힘을 지닌 누군가의 조종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은 소수에게만 허락된 혜택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투자에 성공한 사람들의 방법론을 일반인 투자자가 따라할 수는 없다. 자기가 가진 돈의 몇 배나 빌려 대박을 노리게 하는 레버리지만 해도 수많은 희생자들이 있어야만 한 사람의 수익자가 생길 수 있는 구조다. 정상이 아니다. 결국 지금의 자본주의는 모두가 행복할 수 없는, 즉 누군가는 반드시, 그것이 탐욕에 의한 결과든 아니든, 피눈물을 흘려야 되는 경제 시스템이다. 이런 시대에 부자가 된다는 것은 결국 냉혈한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누군가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고 여기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것. 그것이 금융자본주의의 민낯이다. 그런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

*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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