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은 우리가 ‘검색’만큼이나 이 시대를 살면서 가장 많이, 자연스럽게 쓰는 단어인데,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쓰는 경우는 드물다. 저자는 파일을 “의미 있는 정보를 담는 논리적 단위”라고 설명한다. 이 설명에 따르면 컴퓨터는 여러 파일들의 총합이라고 볼 수 있고, 인문학적으로 보면 하나의 파일은 하나의 인생에 비유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인간적인 감각으로 파일이라는 개념이 다가왔다.
인류가 사용하는 전기의 2%가 인터넷에 사용된다고 한다. 결코 적은 비율이라고 할 수 없다. 이 말은 곧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화폐의 채굴에 사용되는 전기의 양과 그에 따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보도를 접했던 기억이 있다. 비대면을 비롯한 온라인 시스템이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순전히 친환경적일 수 없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보다 효율적인 전력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수익과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 중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기술에서 문화적인 영역까지 포괄하는 발전 단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웹 디자인의 탄생 배경을 독일의 바우하우스가 추구했던 총체적 예술과 연결시켜 설명한 부분과, 프로그래밍 언어에서의 영어라 할 수 있는 자바스크립트가 개발되면서 기존 웹 환경에 일으킨 혁신을, 조명 기술이 발달하면서 더 역동적인 연출이 가능해진 무대예술과 연결시켜 설명한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나무의 나이테를 자연 속 서버로 묘사하면서 IT 분야에서의 서버 개념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감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