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한 사람의 캐릭터가 형성되는 데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바로 환경, 그중에서도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 그 사람의 삶보다 주변 인물들이다 당시의 상황이 더 흥미롭게 여겨지기도 한다. 벤저민 프랭클린 본인도 뛰어나고 매우 훌륭한 사람임에 틀림없지만, 그의 자서전을 통해 볼 수 있는 주변 인물들이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 독서 방법이 될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사람은 그의 할아버지인 토머스 프랭클린이다. 그는 신중한 성격과 탁월한 판단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신뢰를 받은 사람이다. 그래서 마을에 분쟁이 일어나면 종종 중재자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의 일화 중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기회가 닿을 때마다 합리적이고 분별력 있는 사람들을 식사에 초대해 대화를 나누곤 했다는 것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이에 대해 할아버지가 자식들에게 이런 장면들을 보여줌으로써 지적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한다.
이런 추측이 가능한 것은 평소에도 선하고 정의로운 것, 합리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했다는 그의 삶의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에 어른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자라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결과는 그리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당연히 엄청난 차이를 만들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어른다운 어른을 보기 힘든 어린이들의 형편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