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각종 매체에서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에 대한 논란이 이슈로 떠오른 적이 있다. 이를 두고 또 한차례 젊은 세대의 문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사회 현상에 대해 재차 언급되기도 했는데, 이를 두고 한 전직 공중파 아나운서가 이를 꼭 그런 측면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는 소신을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다.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글을 읽고 못 읽고의 문제가 아니다. 글이 말하는 바, 글 속에 담긴 맥락을 읽어낼 수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다.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우리말이 가진 특성과 오늘날 우리말이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일리가 있다. 왜냐하면 한국어의 우수성은 독립적인 ‘문자’의 형태적 특성에 있는 것이지 보편적인 ‘말’이나 ‘표현’, ‘뜻글자’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말의 대다수의 어휘들이 한자에서 온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를 억지로 순우리말이라는 순수하지 않은 억지 개조어로 바꾸는 작업도 어찌 보면 코미디나 다름없다. 한자 교육이 이어지지 못하면서 세대가 거듭될수록 개별 어휘에 대한 속뜻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말 나들이’ 같은 프로를 보면 외래어를 우리말로 쓰자고 하면서도 정작 대체하려는 그 우리말이라는 것이 한자어인 경우를 보면 이 사람들이 도대체 생각이 있는 것인지 묻고 싶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