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격차의 해소 - 2023 세종도서 학술부문 격차의 해소 시리즈 1
알렉스 퀴글리 지음, 김진희 옮김 / 글로벌콘텐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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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각종 매체에서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에 대한 논란이 이슈로 떠오른 적이 있다. 이를 두고 또 한차례 젊은 세대의 문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사회 현상에 대해 재차 언급되기도 했는데, 이를 두고 한 전직 공중파 아나운서가 이를 꼭 그런 측면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는 소신을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다.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글을 읽고 못 읽고의 문제가 아니다. 글이 말하는 바, 글 속에 담긴 맥락을 읽어낼 수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다.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우리말이 가진 특성과 오늘날 우리말이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일리가 있다. 왜냐하면 한국어의 우수성은 독립적인 ‘문자’의 형태적 특성에 있는 것이지 보편적인 ‘말’이나 ‘표현’, ‘뜻글자’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말의 대다수의 어휘들이 한자에서 온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를 억지로 순우리말이라는 순수하지 않은 억지 개조어로 바꾸는 작업도 어찌 보면 코미디나 다름없다. 한자 교육이 이어지지 못하면서 세대가 거듭될수록 개별 어휘에 대한 속뜻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말 나들이’ 같은 프로를 보면 외래어를 우리말로 쓰자고 하면서도 정작 대체하려는 그 우리말이라는 것이 한자어인 경우를 보면 이 사람들이 도대체 생각이 있는 것인지 묻고 싶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읽기 격차의 해소』라는 책이 비록 영어권 저자가 쓴 책이기는 하지만, 읽기의 의미와 바른 교육법이라는 점에서 시대와 장소, 문화를 초월하는 공통 가치가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이 책이 가르쳐주는 해법과 목적이 충분히 적용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사실 이 책이 가르쳐주는 읽기 교육 전략을 돌아보면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수학교육이 논리적 사고, 사건이나 사물을 합리적으로 분석하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근본적인 목적이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의미도 없이 복잡한 계산을 해야만 하는 기괴한 과목으로 인식하게 만들면서 다수의 아이들을 수포자로 만드는 것처럼, 읽기 교육이라는 것도 어떤 현상이나 사물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서의 글을 능동적으로 다루는 능력을 키워주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인데, 마치 수학처럼 글의 문맥을 파악하는 것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현상이 비일비재한 것이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일종의 생존 전략을 배우는 것과 같다. 살면서 접하게 되는 수많은 종류의 글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넘어가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그 사람의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 있을 만큼의 영향력이 있다. 이 책이 가르쳐주는 다양한 읽기 교육 방법과 사례를 잘 살펴보고, 우리 아이들이 문제를 대했을 대 싫증 내지 않고 깊이 생각하고 바른 판단을 내리는 연습을 할 수 있는 데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성공 후기가 많이 나올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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