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세계사 인물사전
야마사키 케이치 지음, 이유라 옮김 / 로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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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의미있다고 느끼는 이유는 그 중심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언뜻 보기에 역사는 사건들의 흐름으로만 채워져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식으로 배우기도 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책을 보면 주요 인물이라는 게 등장하기는 하지만 어떤 사건을 설명하기 위한 지식의 구성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할 때가 대부분이었다. 정작 역사를 이루는 이야기들을 성립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람보다 사람이 만든 상황이나 사건을 중시하는 바람에 가장 핵심적인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행히 최근 들어 역사를 다양한 구성과 방식, 관점으로 접근하는 시도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인물에 집중했다. 제목은 ‘사전’이라는 표현을 포함하고 있지만 연대기적 역사의 흐름이라는 틀을 유지하면서 해당 시대에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되는 인물들을 차례대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서구 중심의 구성이 아니라 유럽과 중동, 인도, 중국이라는 커다란 4개 문명권을 틀로 전개하고 있어 더욱 풍성한 세계사 감각을 지니도록 돕는다. 그중에서도 중동과 인도 역사를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보인다.

이 책의 특징은 목차에서 바로 알아볼 수 있는데, 전반적으로 전 세계가 무역이나 침략이라는 방식으로 교류하게 되는 시점이 되는 대항해시대를 중심으로 그 이전의 시대와 이후의 시대를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핵심으로 보기 때문에 이 책의 구성을 설명하는 파트에서 한 장의 표로 다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과거부터 현대까지 주요 인물들을 이해하는 방식은 해당 인물에 대한 공감 포인트를 짚어주고, 이어서 그 인물의 오늘날의 평가나 인상이 어떤 이유를 배경으로 형성되었는지 설명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문화와 어떤 연결점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내용도 있다. 하지만 사전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인물당 많아야 두 페이지 정도를 할당하고 있기 때문에 앞서 설명한 탐구 방식이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이것은 해당 인물에 대한 정보가 핵심적으로 추려지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도 있어 보인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 왕국의 두 번째 왕인 다윗의 경우, 대체로 다윗과 골리앗이라는 에피소드를 통해 알려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책도 그런 점을 위주로 소개하고 있다. 사실 다윗왕에게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행적이 있기 때문에 최소한 이 책에서 그에 대한 핵심적인 정보를 다뤘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런 느낌을 주는 인물들이 다소 눈에 띄는데, 단점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교양 역사서라는 측면을 감안하면 무난하다고 생각된다.

기록된 역사는 주로 집단의 우두머리들을 중심에 두고 있기 때문에, 이 책도 역시 정치 지도자, 황제, 대통령 등의 인물들이 주를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 적은 비율이지만 학자나 예술가, 탐험가도 소개되어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저자도 더 많은 인물들을 다룰 수 없어서 아쉬워하고 있다. 독자로서 이 책을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 책에서 소개되는 인물을 기준으로 삼아 책에서 미처 다루고 있지 못하는 관련 인물들과 사건들을 연결시키듯 찾아나가보는 방법일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역사 지식을 더욱 풍성하게 하기 위한 심플한 역사 포털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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