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의미있다고 느끼는 이유는 그 중심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언뜻 보기에 역사는 사건들의 흐름으로만 채워져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식으로 배우기도 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책을 보면 주요 인물이라는 게 등장하기는 하지만 어떤 사건을 설명하기 위한 지식의 구성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할 때가 대부분이었다. 정작 역사를 이루는 이야기들을 성립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람보다 사람이 만든 상황이나 사건을 중시하는 바람에 가장 핵심적인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행히 최근 들어 역사를 다양한 구성과 방식, 관점으로 접근하는 시도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인물에 집중했다. 제목은 ‘사전’이라는 표현을 포함하고 있지만 연대기적 역사의 흐름이라는 틀을 유지하면서 해당 시대에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되는 인물들을 차례대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서구 중심의 구성이 아니라 유럽과 중동, 인도, 중국이라는 커다란 4개 문명권을 틀로 전개하고 있어 더욱 풍성한 세계사 감각을 지니도록 돕는다. 그중에서도 중동과 인도 역사를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