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은 그 주제가 어떠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밝고 유쾌한 면이 있다. 다소 무겁고 어두운 소재를 다루더라도 저자의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은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출간된 소설집 『코로나와 잠수복』도 작가 특유의 색깔을 볼 수 있었다. 저자의 작품들의 일관된 분위기는 진부하거나 반복적인 느낌이 없는 상태에서 유지되는 것이라 더 돋보인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적인 특징은 초현실적인 요소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바닷가의 집」, 「파이트 클럽」, 「점쟁이」에서는 마치 현실에 있는 사람처럼 등장하지만 마지막 부분에 가서 등장인물이 숨쉬고 있는 현재에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라 과거에 존재했거나 다른 세계선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코로나와 잠수복」에서는 진짜 능력인지 아니면 우연히 맞아떨어진 건지 확인할 수 없지만 어린아이의 초능력 같은 것이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마지막 작품인 「판다를 타고서」는 이 작품에서 가장 독특한 색깔을 보여주는데, 주인공이 구매한 중고차가 마치 예전의 죽은 주인의 기운을 품고 있기라도 하듯 내비게이션을 통해 주인이 생전에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과 하나씩 만나게 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렇게 다섯 작품들은 하나의 연결고리가 있으면서도 각 작품마다 고유의 재미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