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흡사 기독교에서 말하는 철저한 자기 부인을 말하는 것 같다. 온전히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자만이 예수를 따를 수 있는 것처럼, 삶을 새롭게 만드는 니체의 철학은 철저히 자기 자신을 태워 쌓인 재 위에서 성립될 수 있다. 그것은 큰 용기와 의지, 결단이 필요하다.
신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니체에게 대안은 인간이었다. 인간의 가능성,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인간이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되어야 한다. 생을 긍정하기 위해서는 그때까지 익숙해져 있고 물들어 있던 세계관과 고정관념, 습관, 버릇들을 모두 깨트려야 한다. 인간은 이전과는 다른 가치 기준을 들고서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절망에서 희망의 색으로 물들여야 하는 임무를 새롭게 부여받았다.
니체의 철학에서는 노동도 탈바꿈되어야 할 대상이다. 굳이 철학적 성찰에 갈 것도 없이 현대 사회의 노동은 사람들을 새로운 계급 체계로 재배치했다. 개인의 탄생은 화려한 꽃을 피우지 못하고 변장한 지배계급의 현란한 속임수에 다시 종속적 위치로 내몰리고 있다. 니체는 요구한다. 자기 주체적 삶, 창조적 삶을 보장하지 않는 노동은 배제되어야 한다고. 참된 육체적, 정신적 건강은 노예의 삶에서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