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율표는 인간의 기원이 무엇인지에 대한 힌트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유익하다. 보통 빅뱅과 같은 우주 이벤트를 통해 지금 우리가 아는 원소들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태양처럼 비교적 젊은 별은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늙은 별로 분류되는 항성에서는 이것 말고도 다른 원소들이 수십 종이나 된다는 사실이다. 이런 식으로 별은 원소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고, 그중 일부를 취하여 형성된 인간이라는 존재로, 우리는 이 땅에 온 것이다.
우주에서는 창조와 탄생, 물질과 생명의 확산이라는 아름다운 음악으로 원소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지만, 지구 위 인류의 역사는 그렇지 못했다. 특히 화학의 발전은 전쟁의 역사와 연결되어 있다. 거기다 자본주의의 탄생과 폭발력은 특정 원소가 돈이 될 경우 그 원소가 있는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여기에는 정치적 사회적 요소들이 요동친다. 자연적인 원소는 아무 말이 없는데, 인간들이 온갖 사연을 만들어낸다. 과학 혹은 과학적 사실이 절대 불편의 가치 기준이 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한데, 오히려 이 책의 내용을 통해 과학이 얼마나 인간적인 학문이며 수단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