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문화의 대표적 콘텐츠 메이커로서 디즈니 프린세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소녀 타킷 프랜차이즈라고 한다. 이곳에서 작품으로 표현된 프린세스의 성격 변화는 여성 및 어린이에게 가해진 전통적인 제약을 뛰어넘어 그동안 남성 중심의 영웅과 모험담의 주인공 자리를 어린 여성 캐릭터들이 성공적으로 차지하게 함으로써 성역할의 극복은 물론 스토리텔링의 가능성과 범위를 한층 폭넓게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바로 디즈니 프린세스 시대의 귀환을 가능하게 한 ‘겨울왕국’ 시리즈가 있다.
어린이의 사회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놀이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노키즈존을 문제 사례로 제시한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노키즈존이 나타난 배경에는 어린이의 권리에 대한 배제와 차별, 격리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예절에 대한 교육의 가치를 모르거나 외면하는 무식하고 개념 없는 부모들에 대한 제재의 필요성이 주된 이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어린이에게 책임을 돌리는 성인들의 ‘인식 오류’에 대해 언급하기는 하나 노키즈존 자체는 결과적으로 발생한 현상일 뿐, 문제가 될 수 없다.
한편 어린이의 놀이의 중요성을 다루는 부분에서, 놀이와 문명 발전의 관계를 고찰한 손꼽히는 인문 고전인 요한 하위징아의 호모 루덴스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요약·설명하고 있어 이 책의 숨은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