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페이지로 시작하는 철학 수업 -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맨 처음 철학 입문서 10대를 위한 빅피시 인문학
최훈 지음 / 빅피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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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1페이지 지식 전달을 컨셉으로 하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처음 이후로 잇따라 비슷한 종류의 책들이 넘치듯 나오니까 좀 부정적인 느낌도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보니 이런 시도들이 계속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는 생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워낙 많은 지식과 정보가 넘치는 사회니까, 그것을 효율적으로 정리하고 핵심을 꼭 집어 잘 전달할 수만 있다면 손해볼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더 깊고 넓은 지식의 세계로 진입하기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해줄 책들이 많이 나온다는 것은 오히려 반가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하나, 어떻게 옥석을 가려낼 것인가이다. 하지만 이 문제도 그리 심각하다고 볼 수 없다. 유튜브나 팟캐스트 덕분에 숨은 지식 고수들이 대거 등장했고, 또 이미 검증을 거쳐 살아남은 분들의 콘텐츠가 책으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질적인 면에서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번에 출간된 『1페이지로 시작하는 철학 수업』도 그런 기준에서 본다면 넉넉히 추천할 만하다. 우선 저자의 이력이 매우 탄탄하다. 철학을 전공했으며 대학에서 교수로 있는 분이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내용의 충실성은 보장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먼저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철학자들의 명문장을 소개함으로써 접근성을 높인다. 그리고 개별 철학자들의 인생을 조명함으로써 철학이 그저 사변적인 것이 아니라 삶의 한가운데서 피어난 실존적이고 실용적인 지혜의 산물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익숙하면서도 그 의미를 들어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철학 용어나 개념들을 제한된 지면임에도 불구하고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다.

다음으로 역사적 맥락에서, 다시 말해 세계사의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친 사상들을 소개한다. 서구 사상의 뿌리인 기독교와 그리스 로마 사상에서 비롯된 철학적 사조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특히 고대 그리스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우주론이나 중세 이후 꽃피운 대륙의 합리론과 영국의 경험론을 거쳐 실용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은 한 편의 서사시를 방불케 한다.




철학은 본질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사람들이 철학을 어렵게 생각하고 멀리 하게 된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살아가는 일에 있어 과학과 기술, 경제시스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체감하자, 사람들은 다시 인문학의 필요를 외치게 되었고, 그 중심에 철학이 있었기 때문에, 그 수요에 따라 다시 철학 관련 콘텐츠들이 나오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철학적 사고방식의 실용적 가치가 재발견된 것이 결정적 계기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철학 입문서로 당당히 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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