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도 그런 점을 지적하고 있다. 기술이 발달하고 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은 역으로 생각이나 행동의 반경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더 넓고 먼 거리를 더 단시간에 이동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통신 기술을 통해 굳이 움직이지 않고도 아주 먼 거리에 있는 상대와 소통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불통의 시대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아이러니를 목격하게 된다. 서로 의지하고 협력하면서 발전해온 인류의 역량은 이제 낯선 것이 되고 있다. 오히려 비본질적인 문제에서 사람들은 똘똘 뭉치고, 정말 서로 도와야 할 부분에서는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이 모든 축복의 부작용이 충만한 시대에, 축복이 오히려 재앙의 원천이 되고 있는 시대에, 다시 인간을 인간답게 하고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하는 예술적 감각을 회복시키는 방법으로 저자는 ‘들음’이라는 인간의 능력을 원래의 용도로 돌이켜 사용해볼 것을 주문한다. 그리고 외부 환경의 목소리에서 타인의 목소리로, 그리고 가장 깊은 단계인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