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가의 ‘사랑의 인사’나 베토벤의 ‘월광’,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기쁨/슬픔’, 차이코프스키의 ‘뱃노래’, 비발디의 ‘사계’ 시리즈, 슈만의 ‘어린이의 정경’ 시리즈, 쇼팽의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곡들 정도가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한계였다. 언급한 곡들은 비교적 멜로디가 선명해서 클래식이라 하더라도 듣는 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조금만 이런 범주를 벗어나면 클래식은 참 친해지기 어려운 장르였다.
그러다가 일본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덕분에 베토벤의 교향곡 7번이 귀에 익으면서 드보르작의 9번 교향곡인 ‘신세계로부터’처럼 취향에 맞는 교향곡도 찾아 듣기 시작했다. 이후 언젠가는 꼭 들으리라는 생각으로 기회가 닿는 대로 많은 클래식 음원을 모으곤 했는데, 신나게 수집은 했지만 언제 다 들을 수 있을지 미지수인 채로 지금까지 지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