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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집사 매뉴얼 - 건강한 고양이부터 아픈 고양이까지, 영양·검진·생활환경·행동학 등에서 최신 연구를 담은!
수의사 냥토스 지음, 오키에이코 그림, 박제이 옮김 / 서사원 / 2022년 2월
평점 :
바야흐로 고양이 전성시대다. 고양이의 다채롭고 풍성하고 귀여운 이미지가 소비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거리에 떠도는 수많은 길고양이들의 탄생과 죽음,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결코 적지 않은데, 미디어의 고양이를 대하는 태도는 일방적이다. 개중에는 인간 집사를 잘 만나 하나의 스토리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호감의 대상이 되고 환호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대체로 많은 고양이들의 삶이란 매우 누추하고 비극적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고양이들은 그 처한 상황과 상관없이 모두 일정한 매력을 갖고 있다. 아무리 열악하더라도 고양이는 살아 있는 동안은 나름의 고고한 품격을 갖추려는 본능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신간 『고양이 집사 매뉴얼』은 그런 고양이들 중에 집고양이의 운명을 부여받은 고양이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최신의 정보와 자료들을 아기자기하게 정리해놓은 책이다.
사람도 그렇지만 고양이 역시 몸의 부분 하나하나가 다 제 역할과 기능이 있다. 이 책의 초반에 ‘자세히 살펴보는 고양이의 몸’ 코너를 보면 고양이의 외형에서 상당히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양이의 양쪽 귀 끝에 난 짧은 털은 그들과 친척인 살쾡이 계통의 흔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 대부분의 고양이들이 잘 보이든 그렇지 않든 출렁거리는 배, 다시 말해 ‘원시 주머니’라는 것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그저 현대 고양이들이 살이 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배를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거나 뒷다리의 가동성을 넓히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 책이 실용적인 이유 중 하나는 저자가 생각했을 때 고양이에게 가장 좋은 사료가 무엇인지를 회사 실명을 직접 밝히는 방식으로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순위 사이트에서 소개되는 많은 사료들을 믿지 말라고 하면서, 미국의 ‘힐스’와 프랑스의 ‘로얄캐닌’이라는 회사들에서 나오는 사료를 직접적으로 권하고 있다. 비싼 가격은 보다 과학적인 연구개발에 들어간 비용 때문이니 감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담배는 누구에게나, 어떤 동물에게나 해롭지만 특히 고양이에게는, 집안에 흡연자가 있는 경우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에 걸릴 확률을 높인다고 한다. 무엇보다 흡연 이후까지 날아다니는 해로운 화학물질을 흡입하는 것, 다시 말해 간접흡연의 위험성이 고양이에게도 매우 높기 때문이다. 고양이를 정기적으로 씻겨주는 것이 각종 암의 위험에서 안전할 확률을 높인다고 하지만 반대로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오히려 몸에 더 해롭다고 하니 여기서 집사들 간의 역량 차이가 확연히 드러날 것 같다.
개 전문가인 강형욱 훈련사를 통해서도 많이 들은 이야기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동물은 동물, 인간은 인간이라는 확실한 분별 의식을 가지는 것이다. 고양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인간과 같은 존재로 취급하는 것은 오히려 고양이의 본능과 충돌을 일으켜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책을 통해 고양이에 대한 기본 상식을 잘 갖추어서 오래도록 즐겁고 행복한 인간과 고양이의 반려 생활을 도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조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