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만에 배우는 철학 수첩

30일 만에 배우는 철학 수첩
일본능률협회 매니지먼트센터 지음, 김정환 옮김, 오가와 히토시 감수 / 미래와사람 / 2022년 2월

이 책은 제목과 ‘출신 지역’(?)이 말해주듯 매우 실용적인 성격의 철학 교양 입문서다. 특히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 새롭고 상황에 적절한 통찰에 도움을 주는 기획으로 쓰였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일본능률협회 매니지먼트 센터’에서 편찬되었으며, 오가와 히토시라는 분이감수를 했는데, 공공 철학이 전문 분야이며, 대중들에게 미디어를 통해 철학을 보급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분이라고 한다.

학문적인 영역에서의 철학은 난해하지만 실용적인 측면, 다시 말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하나의 기술로서도 철학은 매우 유용하다. 어쩌면 자본주의적 논리에 의한 수요가 생기고 그에 따른 공급의 일환으로 이런 책이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경로를 통해 철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모든 것에 통달할 수는 없지만, 그러한 여정에 발을 디딘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여정에 있어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100일도 아니고 30일이라니! 이유는 분명하다. 대략적인 흐름, 숨통을 트기 위한 전초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 책은 먼저 학문의 본질로서의 철학을 묻는다. ‘무엇은 무엇이다’라는 간단한 명제는 중요하다. 더욱 복잡한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기초가 필요하다. 언어적으로는 바로 ‘무엇은 무엇이다’가 그 기초 역할을 한다. 그래서 저자는 먼저 철학이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학문 혹은 행위로 설명한다. 고대부터 중세,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가장 대표적이고 이것 정도는 알아두어야 한다는 선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을 전달한다. 예를 들어 르네상스 시대에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인간의 사고가 획기적 전환을 일으킨 사건에 대한 설명 등이 있다.

역사적 맥락을 짚은 다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질문이나 푸념 등이 철학적 해제를 만난다. 힘든 삶, 타인과의 관계에서 희미해지는 자아정체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등장으로 또 한 번 정체성을 위협하는 적을 만난 현대인, 자유의 의미, 인생의 불안, 연애의 필요성, 노동과 법 준수의 당위성에 대한 의문, 요즘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전쟁 문제, 그리고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인간성이 재정의되는 문제 등 짧지만 굵은 주제들이 마음을 가볍게 놔두지 않는다.

최종적으로 세계의 존재, 진리, 죽음, 마침내 신의 존재 유무에 대한 질문에까지 이른다. 저자는 인문학자이기 때문에 신을 개념적으로 규정짓는다. 이 책은 앞서 언급했듯이 하나의 디딤돌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가 갈증이 생긴다면 최고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아는 척에서 정말 아는 단계로, 그리고 앎을 지혜로 전환하는 단계까지 가고 싶은 사람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네이버 「리앤프리 책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