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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학은 처음이지?
김경일.김태훈.이윤형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2년 2월
평점 :
사람의 마음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학문이 심리학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인지심리학’은? 어떤 용어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장 기본적인 단어의 의미를 찾아보는 게 좋다. ‘인지’라는 용어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실을 인정하고 아는 것이다. 외부에 의한 자극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배우고 기억하고 새로운 상황을 접했을 때 앞서 알게 된 것들을 활용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인지’라고 할 수 있겠다. 가장 본질적인 인지 작업은 ‘판단’이라고 한다. 그것은 구별하고 개념화하며, 특징짓는 작업이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지심리학’의 의미를 찾아보면 인지, 즉 인지라는 정신 과정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학문이 인지심리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지 과정이 단순히 자극에 의해 배우고 익히고 저장하고 판단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과정이 작동하기 위한 심리적 배경까지 밝혀가는 과정이 인지심리학의 내용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느끼는 심리학이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볼 수 있다. 특히 요즘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인지과학이 매우 활발하게 논의되고 미디어에서 다뤄지고 있는데, 이 책은 이렇게 핫한 ‘인지심리학’의 이모저모를 청소년이 이해할 수 있는 관점에서 잘 풀어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이 심리학의 뿌리도 철학, 그러니까 인간을 다루는 학문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소위 과학적이라고 하는 방법론으로 연구가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이 다소 놀랍다. 거의 20세기 중반에 들어서야 체계적으로 접근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앞부분에서는 뇌의 여러 부위(전두엽, 후두엽 등)가 우리의 인지 과정 중 어디에 작용하고 있는지를 소개함으로써 뇌와 마음, 우리의 인지 작용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인지심리학이 실제로 어디에 적용되는지 소개된 부분도 눈길을 끈다. 먼저 인지심리학을 통해 발전한 태도와 설득에 대한 이론은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컴퓨터공학과 연결된 영역에서는 챗봇 같은 것을 개발할 때 쓰인다고 한다. 나아가 로봇의 작동을 개발하는 연구에서도 인지심리학이 밝힌 움직임의 원리가 적용된다고 한다.
이 책은 인지심리학이 우리 삶의 전반에 관한 것을 골고루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인간의 성격과 실생활에서의 작용을 어느 정도 범주화하여 원리로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인공지능 영역과 연결되어 사람이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방법이 어떻게 기계적인 것으로 환원될 수 있는지를, 그리고 매우 고차원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할 것 같은 인간이 의외로 아주 단순한 부분에서 착오를 일으키고 오해를 한다는 점, 그러면서도 그런 허점이 사람을 사람답게 한다는 것 등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