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다시 살다 - 오래된 도시를 살리는 창의적인 생각들
최유진 지음 / 가나출판사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류의 생존 본능과 그에 따른 경험의 축적에서 협력이 가장 효과적이고 따라서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떠올랐을 때그것이 삶의 현장에서 사회구조적으로 구현된 것이 바로 공동체그리고 이러한 공동체가 보여주는 생활의 모습예를 들어 정착과 이동의 기준으로서의 물리적 조건이 공간으로 구현된 것이 도시 혹은 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선택과 집중이다도시나 마을의 생존 여부도 이 문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효율을 가치의 중심에 두면 교통이나 시설 등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지 않는 시골이나 외곽 지역지방 소도시 등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다이것이 뭐가 문제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특정 지역에 인구와 자본인프라가 몰리게 되면 당연히 불균형으로 인한 문제가 생기게 되고 이것은 국가의 발전이나 유지에 도움이 될 리가 없다저자는 다음 세대가 돌아오고 싶은 고향도시마을을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현실적인 이유에서도 각 지역의 공동체를 살리는 일은 매우 중요한 사안인 것이다.







이 책은 공동체 회복을 위해 던지는 방안은 도시를 파괴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오염젠트리피케이션(비자발적 이주등이 대표적이다그리고 저자는 공동체를 파괴하는 요인과 그것을 다시 회복하는 방안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책의 내용을 채운다.

 

책에 소개된 감천문화마을과 전주의 자만 벽화갤러리의 사례는 도시 재생에서 벽화를 비롯한 예술 콘텐츠가 큰 역할을 함을 보여준다그래서 청년 예술가들의 유입 또한 마을 재생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하지만 지역 공동체와의 연계와 꾸준한 스토리 계발로 도시의 생명력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지방 인구의 소멸은 부동산 가격 하락과 연결된다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지방자치단체 혹은 지방정부의 가장 큰 수입원이 줄어든다부동산에서 나오는 세금 등 재산세는 궁극적으로 사람에게서 나온다그래서 지방 인구 소멸이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도시 재생에 있어 가장 핵심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 중 하나는 주민의 주도적인 참여다주민의 경제적인 상황의 개선과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것은 재생된 도시가 계속해서 생명력을 유지하고 발전해나갈 수 있는 결정적인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은 빈 도시를 채우는 과정이 아니라 도시를 잘 비우는 과정이기도 하다무조건 돈을 들여서 왁자지껄하게 볼거리놀거리를 채워놓는다고 해서 다가 아닌 것이다사람이 살아 숨쉬고 행복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관점으로의 접근은 결코 비경제적인 발상이 아니며 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핵심 전략이다.

 

공간이 사람을 바꾼다이것은 명확하다사람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 동물이다더불어 이 책에 소개된 도시 재생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은 기본적으로 물리적인 환경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힘다시 말해 문화적 맥락이라는컴퓨터에 비유하자면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마을 서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사람들이 모이고 교류하는 하나의 공간이 살아나고 유지발전되기 위해 필요한 고민들은 단지 한 마을의 문제가 아니라 마을들과 도시들의 집합체인 국가의 미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은 그만큼 읽어볼 가치가 있다.




*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