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백야기행 - 낭만과 사색의 북유럽 인문기행
차백성 지음 / 들메나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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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고 이어서 인터넷이 발달하면서정말 수없이 많은 여행 작가들이 나타난 것 같은 느낌이다인터넷 시대 이전에는 여행기 자체가 쉽게 출판되기 힘들었지만개인의 이야기가 다수의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될 수 있는 블로그나 커뮤니티 게시판의 활성화로 인해조금만 재능이 있다면 누구나 여행기를 출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그래서 가이드북 성격의 여행기나 기행문들이 하나의 장르를 이루고 있다요즘은 유튜브가 대세가 되었고그것을 발판으로 출판이나 강연 콘텐츠가 파생하는 방식도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는데역으로 깊이 있는 기행문나 여행에세이를 만나기 힘든 것도 사실이 되었다.

 

코로나19 이후 여행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여행과 관련된 출판 및 영상 콘텐츠가 많이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작년부터 서서히 회복의 징조가 보이기는 한다방송 같은 데서는 방역수칙을 잘 지켜가며 해외 현지의 영상이 방송 프로그램으로 제작되는 시도를 볼 수 있다그렇다면 출판 쪽은 어떨까아직은 이렇다할 현재진행형 기행문이나 여행가이드는 보기 힘들다대신 새롭게 나타난 경향이라 한다면 코로나 이전의 여행 기록이 정리되어 코로나19라는 팬데믹 기간 중에 정신적으로나마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획의 기행문들이 더러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이번에 새로 출간된 자전거 백야기행』 역시 그 대열에 동참한 것으로 읽힐 수 있다하지만 이 책은 코로나 이전이나 이후의 출간된 여러 기행문들보다 훨씬 깊이 있는 내용과 설명으로 독자에게 유익함을 선사한다.







이 책은 흔히 우리에게 발틱 3국으로 알려진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 이어 러시아그리고 노르딕 3국으로 알려진 핀란드와 스웨덴노르웨이를 자전거로 여행한 기록을 담고 있다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한 한 사회인이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누리기 위해 과감히 많은 것들을 내려놓고 떠난 발걸음들로부터 빚어낸 앞서 3권의 여행기가 이미 기행문학으로서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좀 더 낯설면서도 새로운 지식을 기대하게 하는 유럽 지역의 여행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그리고 리투아니아는 오랜 역사 가운데서 민족적으로 많은 시련을 겪다가 최근에 와서야 한 나라로서 우뚝 선 독립국가들이다여전히 힘든 상황이지만 신흥 관광국으로서 발돋움하고 있는데특히 라트비아는 우리나라와 역사적으로 일본러시아와 연결되어 상당히 깊은 인연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서 유익했다또한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실제 주인공인 오스카 쉰들러처럼, 2차 세계대전 당시 리투아니아에서 살기 위해 폴란드에서 탈출한 수많은 유대인들의 생명을 구한 스기하라 치우네라는 일본의 의인이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러시아의 경우 최근 스탈린에 대해 다룬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서위대한 혁명과 예술의 나라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사회주의 독재자를 배출한 나라라는 측면에서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있던 차라 책의 내용이 더 깊이 있게 다가왔다또 북유럽의 경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이상향 같은 판타지가 있는 핀란드나 스웨덴노르웨이의 다양한 이야기를 여행자의 시선에서 접할 수 있어 좋았고특히 잘 보존된 자연환경의 아름다움과 혹독한 환경에서 불굴의 인간 정신이 문명으로 구현된 역사와 문화가 조화를 이룬 이야기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저자의 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모든 인간에게 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져 있지만 공간은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무엇으로바로 여행을 통해서다제한된 시간과 자원을 통해 가장 풍요로운 인생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여행을 꿈꾸게 한다물론 지금은 쉽게 다른 지역을 가고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언젠가 지금의 혼란이 잦아들고 다시 사람들이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게 될 때이 여행기는 하나의 모범적인 지침서로서 그 역할에 손색이 없을 것이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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