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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파괴 - 최적한 성과와 관계를 만드는 컬럼비아 대학교 갈등고리 해결 프로젝트
제니퍼 골드먼 웨츨러 지음, 김현정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월
평점 :
인간은 살아가면서 갈등을 피할 수 없는 존재다. 심지어 사회성이 낮아 타인과의 관계가 부족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내면의 갈등이다. 이처럼 인간에게 있어 갈등은 운명적이다. 갈등의 원인은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하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은 하나로 귀결된다. 바로 해결 주체가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최대의 난제다. 왜냐하면 본인의 잘못이 적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먼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갈등이 짜증스러운 이유는 그 원인이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이기보다는 사소하고 하찮은 것으로 일어날 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대학에서 강의하는 저자조차 어머니와의 관계가 나빠진 이유로 ‘전화가 걸려오는 시간’ 때문이었다고 하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또한 갈등이 해로운 이유는 무엇보다도 집중력을 흩트려 일상을 망치게 하는 데 있다.
저자는 본인의 사례를 포함하여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겪는 갈등 문제의 해결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전하는 갈등 해결 방법의 명칭은 ‘최적의 결과 기법’이다. 기존의 상호 협력을 통해 모두 승자가 되는 방식, 즉 ‘윈윈’ 협상기법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도 현실적으로 매우 많다는 깨달음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것이 ‘최적의 결과 기법’인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갈등을 이해하고 해결하며 차분하게 중심을 잡는 존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저자는 먼저 ‘갈등의 본질’을 탐구한다. 갈등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적당한 스트레스가 건강에 도움이 되듯이, 인간관계나 어떤 목적을 향해 뛰는 조직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갈등은 창조적 문제 해결과 성공을 위한 디딤돌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갈등은 더 큰 갈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 즉 반복과 그에 따른 확산의 특성을 갖는다. 이 책은 갈등이 더 많은 갈등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이유를 살펴본다. 이어서 이 책이 제시하는 갈등고리에 대한 해법은 ‘최적의 결과 기법’으로 불리며, 핵심 요인은 ‘관찰’(멈춤)과 ‘패턴 파괴 행동’이다.
언어 사용은 갈등 상황의 방향을 결정적인 핵심적인 요인 중 하나인데, 예를 들어 갈등 지향적 단어는 부정적 속성을 강화시키고, 일상적이고 중립적인 단어는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갈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같이 화내거나 반대로 침묵해버리는 경우 외에, 갈등 상황을 그대로 짊어진 채 협력을 계속해나가려는 시도 역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행동이라는 점도 눈에 띤다.
갈등 상황이 가진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 나와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혼자서 갈등 상황을 빚어낼 수 없다는 것. 즉 이 책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갈등 상황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연구한 성과물이다. 갈등 패턴 유형은 갈등 상황에서 나와 상대 각자의 갈등 습관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관찰을 통해 상호작용 패턴을 발견하고 확인하는 것이다. 이것은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비난-자아비판’, ‘비난-회피’, ‘끈질긴 협력 추구-회피’, ‘회피-회피’, ‘비난-비난’이다.
나쁜 습관을 대체하는 새로운 습관을 들이기 전에, 먼저 자신이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변화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특히 문제를 앞에 두고 ‘그 문제 상황이 사라지거나, 타인이나 내가 변하는 것’은 ‘문제가 해결되는 것’과 엄연히 다른 사안으로 구분하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은 갈등 패턴으로 이끄는 네 가지 갈등 습관을 소개하면서 나와 상대의 갈등 습관이 무엇이며 어떤 갈등 패턴이 나타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내용이다. 그러니까 우선은 관찰과 확인, 다시 말해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때로는 이것만으로도 갈등 패턴이 파괴되어 해결에 이르는 경우가 있다.
있는 그대로 상황을 파악한다는 것은 한 걸음 떨어져서, 즉 넓은 시야로 자신과 타인의 갈등 상황을 바라보는 것을 뜻한다. 이때 갈등 상황에 대해 단순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복잡적인 시선으로 바꾸어 보는 일이 중요하다.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단서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문제를 해결할 단서에게 자기에게 있을 경우 그것을 해결할 힘도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할 수도 있다.
『패턴 파괴』는 구체적인 사례를 따라 저자의 해법이 적용되고 실제로 해결되는 과정을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상황의 본질적인 문제와 그 문제 안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는 방법을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매우 유용하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나를 입체적으로 바라보면서 타인과의 관계, 조직 내에서의 상호영향력,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성공으로의 길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기 원한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