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시민 불복종 (합본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이종인 옮김, 허버트 웬델 글리슨 사진 / 현대지성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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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온통 물질적인 가치를 기반으로 한 기준과 평가에 둘러싸여 있다당장 먹고 살기 어려운 시절이라면 이런 환경이 보다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한 효과적인 사회문화적 플랫폼으로 유용할 것이다하지만 어느 정도 물질적인 성장을 이룬 사회가 되었음에도 오직 물질만이 모든 가치의 기준이 되는 것은 세상을 점점 재앙으로 몰고가는 원인이 될 수 있다그리고 우리는 각종 비인간적인 사건과 기후위기 등을 통해 인류가 새로운 가치관으로 살아가도록 요구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저서들은 과거에 쓰인 책임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담고 있는 불멸의 고전이라 할 만하다특히 월든은 보이지 않는 것과 영원한 것의 가치를 재인식하고 일상에서 회복하는 것만이 인간에게 지속가능한 생존의 조건을 보장하는 길임을 알려주고 있으며시민불복종은 현대사회에서 시민의 역할을 어떻게 인지하고 활용해야 정치사회적 차원에서 보편적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지 그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왜 이처럼 우리는 서두르면서 삶을 낭비하는가우리는 배가 고프기도 전에 굶어죽기로 결심한 사람 같다

 

마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향해 말하고 있는 것 같다우리는 소로의 글을 통해 우리 삶의 외적 조건은 계속 변화하고 있지만 그 본질은 바뀌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특히 소로가 살던 19세기는 미국이 건국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이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서 급속한 발전이 일어나던 때였다당시 기준으로 최신의 기술과 유행이 사람들의 삶을 휘몰아치고 있었고 사람들은 그 휩쓸림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보다는 그저 주어진 혜택을 받아먹기에 급급했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소로가 보기에 그것은 인간 스스로 가진 권리와 자유를 내팽개치는 것과 다름이 없었고 나아가 인간성을 상실하고 제도와 시스템에 자아를 종속시키는 혐오스러운 것으로 파악되었다물론 그가 문명의 발전과 향유를 부정한 것은 아니었지만 성찰과 모색 없이 무분별하게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비참한 노예와 같은 처지에 자발적으로 걸어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였기에 그토록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던 것이다.







그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을 최소화할 것을 주문한다우리의 삶에 불필요하게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들로부터 벗어나 가벼워지라고 소리친다우리가 사는 시대를 돌아보라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없으면 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등 모든 것들이 사실 우리가 스스로 결정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수많은 미디어와 사회적 압력 때문에 이미 주입된 사고를 자기 것이라고 착각하며 사는 것이 대부분이다.

 

월든·시민불복종은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를 어떻게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그 이전에 자유에 대한 개념이 모호했던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우리에게 주어진 권리와 자유를 망각하고 생각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 것인지 그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과거와 현재라는 영원의 교차점에서 잃어버린 길을 되찾고진정으로 자기주도적인 발걸음을 내딛으며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삶을 살기를 꿈꿔왔던 독자라면 다시 한 번 우리 시대의 고전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글에서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 네이버 「문화충전 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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