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로렌 허프 지음, 정해영 옮김 / ㅁ(미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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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는 작년(2020)에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책들 중 하나인 타라 웨스트오버의 배움의 발견을 떠올리게 한다어린 시절을 광적인 종교 집단에서 보냈다는 사실과그로 인해 빚어진 삶의 약점들과 트라우마들을 이겨내고 오롯이 자신의 삶을 찾아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우선 그렇다타라 웨스트오버의 이야기가 교육이라는 수단을 통해 변화된 한 삶에 대해 말하고 있다면로렌 허프의 이야기는 좀 더 거친 세상에서 날것 그대로 노출된 투박한 인생이 어떻게 빛의 길로 나아올 수 있었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좀 더 극적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에 대한 다양한 평가들에게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표현이 바로 솔직함이다좀처럼 밝히기 어려운 삶의 궤적을 매우 담담하면서도 끌리는 문장으로 펼쳐낸 작가의 재능을 알아보고 이끌어낸 편집자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저자는 최대한 솔직하게 이 책을 쓰려고 노력했다고 밝힌다그런데 여기서 더 인상적인 것은 사실에 대한 기억이기보다 기억에 대한 기억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생각이다자신의 삶을 묘사하는 데 있어 기억은 가장 중요한 재료이다하지만 그것은 저자 자신의 기억이라는 한계를 지닌다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 담긴 진실이란 자기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해 건네는 이야기라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저자의 인생에 있어 어린 시절의 경험은 저자 스스로 어느 정도 사회에 자리를 잡을 때까지 본인의 출신이나 성향에 대해 타인에게 쉽게 밝힐 수 없도록 하여 삶의 양상을 위축시키는 영향을 주었다인생을 바꿔보기 위해 선택한 군입대를 선택했지만오히려 군대라는 환경에서 더 쓰라린 차별과 혐오를 경험하며 그 무엇도 믿을 수 없는 심리는 더욱 강화된다.







그녀의 삶은 사회적 약자의 다양한 측면을 집약해놓은 것처럼 보였다우선 남들과 너무나도 다른 종교 집단에서의 어린 시절그리고 동성애라는 성향출신이나 성향을 밝힐 수 없는데서 오는 대인관계의 위축동시에 여성이라는 입장으로 다양한 폭력과 위험의 상황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한 사람의 노동자로서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의 분투 등은 그녀의 삶이 일반적인 사람들이 평생 겪을 수준과 고난의 경지를 넘어선 것이었다.

 

가난과 공황장애우울증으로 고통받았던 그녀의 삶이 변화될 수 있었던 근본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괴로웠던 삶의 궤적에서 발견된다그것은 책이었다이 책을 읽어보면 항상 그녀 곁에는 책이 함께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비참한 현실에서도 항상 자기 자신과 주변 상황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보고 생각하는 모습은 성인 이전의 모습에서도 볼 수 있는데결과적으로 그녀의 삶에 누적된 경험과 생각느낌 등이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과 감탄을 자아내는 작가로서의 역량을 훈련시킨 것은 아닐까 생각해볼 수 있었다.

 



* 네이버 리앤프리 책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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