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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진심입니다 - 글을 잘 쓰기 위해 글을 쓰진 않습니다만
유미 지음 / 치읓 / 2021년 12월
평점 :
인생에 찾아온 고난을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는 자기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객관화는 고통을 극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꽤 효과적이다. 물론 이것을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가장 시작하기 좋은 방법은 있다. 바로 글쓰기다.
세상 자체가 기승전결을 가진 하나의 이야기라고 봤을 때 인간은 세계라는 거대한 대서사시에서 하나의 에피소드를 맡은 배우라고 할 수 있다. 역사를 돌아보면 이 말이 허언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집단의 이야기를 이루고 사회와 국가, 인류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운이 좋은 사람은 좀 더 크게 이름이 알려졌지만, 그 한 사람의 힘만으로 이야기가 완성될 수 없음은 더 생각해볼 필요도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야기에 매료된다. 가깝게는 친구의 이야기,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 소설 등 수많은 내러티브에 둘러싸여 때로는 그 내러티브의 일부가 되거나 거부하면서 우리는 우리만의 인생 이야기를 써내려 간다. 여기서 좀 더 적극성을 보인다면, 매일 일기를 쓸 수 있을 것이고, 재능이 좀 더 있다면 다른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특별하면서도 보편적인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개인이 출판하기도 좋은 세상이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인터넷이라는 절묘한 이야기 공유 공간이 있다.
이야기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그것이 하나의 경험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실화든, 꾸며낸 이야기든 글쓴이가 만들어낸 이야기는 생각과 느낌, 경험이라는 재료를 바탕으로 탄생한다. 다른 말로는 ‘기억’이다. 누군가의 기억은 그 순간 기록되지 않는다면 많은 왜곡과 망각으로 본래의 메시지가 상실될 염려가 있다. 괴로운 순간조차 바로 그때 글로 쓰여지지 않고 훗날 회상하듯 쓴다면 상당히 미화되거나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어 제 가치를 발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글을 쓴다는 것은 대외적인 활동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우리는 태어난 이후 모든 순간 외부의 영향을 받으며 산다. 생각과 느낌조차 정해진 경로를 따라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글쓰기는 저자의 말처럼 자신의 생각과 삶이 주인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않게 해주는 성스러운 의식과도 같은 것이다. 우리는 글쓰기에서 가장 진솔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다.
개인이라는 내적 공간은 생각하기에 따라 무한한 지평을 가진다. 하지만 그 광활함이 외부 세계와 접했을 때 비좁은 공간으로 치환되는 것은 또 어찌 그리 쉬운지. 글쓰기의 묘한 매력은 자신의 세계를 공고히 하면서도 외부 세계와의 아름답고 효과적인 연대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에 있다. 우리는 이 책 『글쓰기에 진심입니다』를 통해 내면의 풍성함과 외부 세계와의 조화와 균형이라는 인생의 두 가지 숙제를 효과적으로 해내는 방법에 대한 유익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네이버 「리앤프리 책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