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죽음에 맞서는 진실에 대한 열정!
알베르 카뮈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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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미국판 서문을 보면작가는 독자들이 이 작품을 통해 영웅적인 태도를 취하지는 않으면서도 진실을 위해서는 죽음을 마다하지 않는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읽어주기를 바라는 것 같다그리고 이 작품을 연극으로 각색하려는 한 연출자에게 한 말에서는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굉장히 신성한 것으로 작가에게 여겨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심지어 어떤 죄를 지어도 정직하기만 하면 그 신성함이 훼손될 수 없다는 듯이 말이다.

 

어머니의 죽음을 전해 듣고 장례를 치르기 위해 시골에 있는 양로원에 온 뫼르소그런데 그의 모습은 어딘지 이질적이다가족의 죽음이라는 사건을 맞고도 그다지 감정의 동요가 느껴지지 않는 언행을 보인다예를 들어 오랜 도시 생활에 지쳐 있던 그가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시골에 오랜만에 오게 된 것인데, “어머니 일만 아니었다면 산책하기에 더없이 즐거웠을 거라는 표현이나 날씨 때문에 고생스러웠던 장례 절차가 끝난 후 드러누우면서 “12시간 동안 실컷 잘 수 있겠구나” 하고 기쁨을 느끼는 묘사 등은 상식을 벗어난 감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 중 하나다.




 



천지에 넘쳐나는 햇빛은 풍경을 전율케 하면서 비인간적이고도 쇠약하게 만들었다” 같은 표현들이 작품 전반에 걸쳐 반복되는데외부 환경에 영향 받는 인간의 심리 표현을 작가가 중요한 장치로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누군가의 죽음은 반드시 관련된 사람의 삶의 모양이나 속성에 조금이라도 흠집을 내기 마련인데이상하게도 주인공의 일상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나는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할 것이고결국 아무거도 변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의 감각은 읽을수록 묘한 감각을 일으킨다여성에 대해 느끼는 정욕을 마치 자기 일이 아닌 것처럼 매우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특이했다.

 

평범하지 않은 주인공의 감각은 그가 저지른 충동적인 총기 살인 사건 이후에 더 기묘하게 묘사된다특히 변호사에게 평범한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바랐던 경험이 조금씩 있는 법이라고 말한다거나 그런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는 식으로 강조하는 장면은 이 소설을 읽는 독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감각의 불편함을 불러온다.




 



보통 이 작품을 해석할 때 사용되는 대표적인 개념이 부조리인데이는 이치에 맞지 않거나 도리에 어긋난 것을 말한다당시 부조리한 인간상을 문학적으로 구현한 것이 먹힌 것은 납득이 된다. 20세기 초중반에 걸쳐 인류는 종교적으로도 인본주의적으로도 모두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절실히 체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따라서 경계 밖에 있는 수용될 수 없는 존재인 이방인이라는 개념은그때까지의 모든 신념이 허물어진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불가해함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며카뮈는 그 시점에서 가장 순수하고 직관적으로 인간의 본질을 포착해 문학이라는 통로로 표출해낸 것으로 보인다.

 



*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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