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K를 보다 - 한류는 어떻게 국경을 넘어 문명이 되었는가
정호재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먼저 한류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한다단순히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의 세계적 열풍을 넘어 더 큰 문화적 카테고리다시 말해 아시아 문명의 철학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를 전망한다케이팝 걸그룹의 현란한 춤사위가 보여준 역동성은 억압된 아시아의 여성적 가치가 새로운 지평을 맞는 기회를 제공했다이른바 성평등과 여성의 적극적 사회 진출이라는 개념을 정립해준 것이다또 케이팝의 위상이 엿보이는 부분은 언어 영역에서다언어적 장벽을 넘는 데는 기술의 발전도 한몫했다인공지능 번역으로 보다 원활한 의미 전달이 가능해진 것이다.




 



BTS의 성공으로 한국의 소비재 브랜드도 연이어 명품의 대열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드러낸다또한 우리나라 4대 엔터 기업을 특정 사상이나 종교로 비교한 부분이 재미있다. SM은 왕국주의와 봉건주의, YG엔터는 도가 사상, JYP엔터의 기독교식 섹시함빅히트엔터의 유교적 아이돌 개념은 케이팝 문화의 다양성을 대변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케이팝 부흥의 역사에서 카라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카라의 성공은 여성 아이돌그리고 아이돌 음악의 위상을 올려놓으면서 세계시장에 통하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일본문화 혹은 제이팝이 세계로 뻗어나가지 못한 이유를 분석한 부분도 흥미롭다여기에는 저작권과 유료화의 문제가 걸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때문에 케이팝이 세계로 뻗어나갈 대 발목 잡힌 느낌도 있다이것은 일본이 아날로그에서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표면적으로 주도권을 잃은 영향도 있다물론 각종 원천기술은 일본에 있기에 단순히 경제적인 수치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말이다강수지와 하수빈이 일본의 여성 가수 윙크의 영향을 받아 프로듀싱되었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된 부분이다일본의 제이팝이 시대의 흐름을 타지 못한 이유를 분석하면서 장인정신과 보편성 부재라는 개념을 다룬 부분은 일본 대중예술의 양면성을 보여주었다.







이 책은 한국의 정치와 문화 영역은 물론이고중국대만필리핀 등 아시아 각국의 문화와 역사그리고 그 이면에 영향을 받고 끼친 예술과 연예산업의 관계를 살펴보는 부분도 흥미롭다한류의 핵심 요소들을 지역화합과 보수주의의 혁신내셔널리즘과 제국주의까지 연결시키는 작가의 역량은 부럽기까지 하다.

 

이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맥락이자 유용한 관점으로 K-의 가치를 거론하고 있다산업적이고 경제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이렇게 문화와 사회학적인 관점으로 케이팝과 대중문화를 다룬 탁월함은 이 책이 하나의 숨겨진 보석으로서 독자들에게 기쁨을 줄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 네이버 리앤프리 책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