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사 걷기 - 한민족에게 임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따라
임경근 지음 / 두란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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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경이다그러나 성경만으로 기독교라는 종교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왜냐하면 기독교 역시 사람들의 삶 속에서 하나의 사회문화적 요소로 그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즉 하나의 역사로서 기독교는 인류와 함께 해왔고교회라는 정신적물리적 공간을 통해 그 가치와 기능이 구현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그래서 기독교의 역사는 흔히 교회사로 정리된다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예루살렘에 세워진 초대교회 이후 교회의 역사는 지중해를 중심으로 세계로 뻗어나갔고, 19세기 말에는 우리나라에까지 전파되었다.

 

세계교회사를 보면 거의 교리를 전면에 내세운 권력투쟁에 다름 아님을 알 수 있다약간의 생각의 차이로 패가 갈라지고 내가 옳으니 니가 틀렸니가 거의 다다그런데 사람의 생각으로는 정말 이게 기독교의 역사가 맞나 싶을 만큼 한심하게 느껴지면서도 그것을 통해 기독교가 전 세계로 확장된 과정을 보면 정말 신기하긴 하다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온 기독교교회의 역사는 어땠는가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역사의 열매는 매우 실망스럽고 반기독교적이라고 생각된다자본주의와 이기심탐욕에 매몰된 한국 교회의 현주소는 사람들로 하여금 혐오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내가 두란노 출판사에서 새로 나온 한국 교회사 걷기를 읽어보고 싶었던 이유는 바로 부정적 이미지로 점철된 한국 교회의 현주소가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서이다분명 한반도에 기독교가 들어온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맞는데왜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교회는 많은 사람들로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어버린 걸까그 원인이 역사의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반도에 기독교가 유입된 과정을 간단히 살펴본 후초기 로마 카톨릭과 개신교 선교사들이 어떻게 기독교의 씨앗을 뿌리고 열매를 맺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돌아본다구한말 한반도의 상태는 매우 나빴다내부의 혼란과 외세의 압력이라는 불안정한 상황 속에 처음 우리나라에 온 선교사들은 많은 고초를 겪었지만 결국 믿음의 열매를 맺었다이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람이 들어오기 전에 성경 말씀이 먼저 소수의 사람들로 하여금 기독교 신앙을 갖게 했다는 점이다그야말로 말씀의 역사가 아닐 수 없다.

 

내가 궁금했던 것어디서 한국 교회의 부패와 타락의 근원이 싹트기 시작했나 봤더니 일제 강점기 때 신사참배 문제가 결정적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당시 장로교감리교 등 다양한 교파가 활동하고 있었지만 일본의 방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결국 일제가 강요한 신사참배에 대다수의 교회가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그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다누구라도 총칼의 위협을 앞에 두고 신념을 저버리는 행동을 할 수는 있다그런데 문제는 해방 이후 신사참배 문제에 대해 회개를 거부한 당시 교회 지도자라는 탈을 쓴 사탄만도 못한 인간들이 원인이었던 것이다.

 

친일 문제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우리나라의 역사를 발목 잡아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건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정부 차원에서는 다행히 친일인명사전도 만들고 친일 잔재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조금이라도 진척되고 있는 반면에한국 교회는 아직까지도 신사참배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회개를 한 적이 없다고 한 부분에서 부끄러움과 분노가 느껴졌다.

 

한국 교회가 제아무리 교회사에서 돋보이는 엄청난 부흥을 일으켰고 선교사도 많이 보냈다고 자랑한들 신사참배 문제를 비롯한 도덕적윤리적 문제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확실한 회개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한국 기독교는 갈수록 침체될 것이며교회는 한국 사회의 기생충 같은 처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계속해서 내적 모순을 쌓아간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겉 다르고 속 다른 위선적인 종교가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돈만 밝히고 제대로 된 말씀 교육은 이루어지지 않고 타락한 기복 종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상태로 계속 세상 사람들에게 비춰지고 있는 게 현실인데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하나님예수님성령님복음 운운하는지기이할 정도로 뻔뻔하다.







지난 역사를 통해 바른 것은 본받고잘못된 것은 반면교사로 삼지 못한다면 그것은 인간이 아니라 짐승만도 못한 쓰레기라고 할 수 있다신사참배 문제를 비롯한 종교적도덕적윤리적 문제에 대해 교회 지도자들이 공동체적인 차원에서 제대로 집단 회개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한국 교회는 기독교의 탈을 쓴 위선자 생산 공장밖에 되지 못할 것이다.

 

한국 교회사의 여러 모습을 가감 없이 쓰려고 한 저자의 노력이 돋보였다많은 교인들이 꼭 이 책을 통해 한국 교회의 근본적인 문제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파악하고 회개하고 긍휼을 구하는 기도로 조금이라도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겉만 번지르르한 가짜 번영 말고 진짜 하나님께서 주시는 안식과 복을 얻기 위해서 말이다.





* 두란노 출판사 서평단 이벤트를 통해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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