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의 세계 A.C.10 - 코로나 쇼크와 인류의 미래과제
JTBC 팩추얼 <A.C.10>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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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도 굉장히 흥미롭긴 했지만 그것은 원래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인 내용의 10분의 1에 불과한 것이었다니 놀라웠다단순히 방송 내용을 책으로 재구성한 것이 아니라 방송에서 미처 볼 수 없었던 더 깊이 있는 통찰과 전망을 이 책에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이 펜데믹의 장기화와 재유행에 대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백신이라고 하는데 난 여기 반론을 제기하고 싶다첫째 현재 진행중인 전염병의 대응 방법은 당연히 백신 방법이 맞다왜냐하면 확산되지 않게 조치할 수 있었음에도 안이하게 대처해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으니 별 수 없이 백신과 치료제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재유행에 대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도 백신이다이건 넌센스다중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번 코로나가 종료되고 훗날 다시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하여 재유행 위험이 생기면 거기에 대비해 마련되어야 할 인류의 전략은 선제적인 국지적 봉쇄여야 한다다만 봉쇄 지역에 대한 전 인류의 적극적이고 애정어린 지원이 이루어진다는 조건에서다.

 

백신을 유일한 대안으로 생각하면 생기는 가장 큰 문제가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자국 우선주의 혹은 이기주의이며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자본주의자들이 그냥 날려버릴 리 없으므로 당연히 가난하고 힘없는 나라를 중심으로 심각한 전염병 확산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특허권을 제거하느니 신기술을 균등하게 분배하느니 하는 말이 코로나 초반에 없었는가아니다분명 이익보다는 공공선에 더 중점을 두는 듯한 선진국들의 발언이 있었다하지만 결과는모두가 다 알고 있듯이 자기들만 살고 보자는 식이었고자기들만 이익을 보자는 식이었다따라서 현재는 몰라도 미래의 팬데믹에 대비한 최선의 전략이 백신이라는 건 다시 한 번 재앙을 그대로 온 몸으로 받아들이자는 것과 다름없는 말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가장 먼저 보건과 의료방역의 문제를 논했지만어쩌면 보다 더 중요한 것이 경제적 문제다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변화는 노동시장의 위기 및 재편 현상을 불러일으켰고 또 다른 계층 분리와 빈부 격차빈곤 문제를 유발시키고 있다이 문제에 대해서 가장 유용한 해결책은 바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다기본 소득은 물론 이미 가진 자들이 공공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 어느 정도 양보를 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또 하나국가의 역할까지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이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다앞서 팬데믹 초기에 중국처럼 강력한 봉쇄 정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긴 했지만그것은 어디까지나 위기 상황일 경우다평화로운 시대에 강압적인 정책이나 모든 국민을 감시와 통제 아래 둔다는 발상은 곧바로 엄청난 저항과 사회 혼란을 일으킬 것이다국가나 정부의 수준은 국민의 수준에 비례한다위기 상황일 때와평화로운 시기 모두에 대해 시민들이 국가나 정부에 적절한 수준의 대책을 요구할 수 있는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사람들의 논의를 살펴보면 전부 감염병이 반드시 발생한다는 전제 하에 논의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 너무 의아했다어째서 근본적으로 감염병이 발생하지 못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궁리는 하지 않는 것일까이에 대한 궁금증은 다행히 책 마지막 부분에 다루고 있었다인류가 지금처럼 지구 생태계의 한계를 넘나들며 탐욕을 기반으로 하는 발전을 추구하는 한재앙은 계속 반복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이제 코로나19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하지만 인간의 인식의 저울이 점점 지혜로움보다 어리석음으로 더 기울어져 가는 것 같아 벌써부터 두렵다.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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