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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우리가 원했던 나라인가 - 진중권이 파헤친 위선적인 정권의 민낯
진중권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0월
평점 :
저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민주주의 정신이 어떻게 지금 민주당 정권 안에서 변질되었는지 지적하면서 이 책을 시작한다. 촛불혁명을 통해 시민들이 기존 정권을 전복시켰고, 새롭게 들어선 현 정권에 무엇을 기대하고 있었는지를 돌아보면 실망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경제 문제야 외부 변수나 미숙함으로 잘 못할 수 있었다 치더라도 사회적, 정치적, 법적 영역에서 보여준 내로남불 식의 실책들은 사람들에게 경악을 느끼게 할 정도다.
특히 이 책에서는 자유민주주의와 인민민주주의라는 민주주의의 존재 양식을 거론하면서, 현 정권의 주요 인사들이 운동권 시절 배웠던 인민민주주의의 이념만이 민주주의의 모든 것인 양 착각하고 있다면서, 자유민주주의의 올바른 의미와 순기능을 잘못 파악하고 적대시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는데 민주주의 자체의 다양한 성격과 속성을 파악할 수 있어 도움이 되었다.
지금은 대선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윤석열 씨의 여러 한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초창기 국민들의 큰 지지를 바탕으로 윤석열 씨가 어째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정황을 알려주고 있어 당시 정부와 여권의 행태가 지금 현 상황까지 포함하여 얼마나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지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말실수에서 보이는 윤석열 씨의 인식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중도의 시각으로 보수를 말하라는 진단은 적절해 보였다.
적법의 잣대로 윤리적 책임을 피해가는 행태를 보인 여권 사람들의 모습은 공정과 평등, 정의를 외쳐온 이 정권의 모순을 낱낱이 보여주었다. 어째서 이전 정권이 보여준 실패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지 놀라울 지경이다. 특히 다양한 프레임 전략으로 자신들의 기득권과 이익을 지키려 하는 모습은 우리나라에 진정한 진보가 없다는 것을 거듭 확인시켜주고 있었다.
넓은 의미로 봐도 우리나라에 일반적인 의미의 진보와 보수의 구분은 없다고 하는 말이 사실이었다. 보수와 극보수가 있을 뿐, 사회의 진정한 개혁과 일반 시민들을 위한 정치는 처음부터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좌우 기득권 연합이라는 말이 나돌 때도 있었는데, 지금 정권과 집권 여당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이 조금도 없어 보인다. 그리고 진보 정당들의 잇단 실망스러운 모습도 진보적 대안이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좀 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 시간이 갈수록 커진다. 정치의 종교화, 신학화가 비정상적인 형태로 발달한 우리나라는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먼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정치의 진정한 발전은 요원할 것이다. 저자 진중권 씨의 논리와 주장과 진단은 책에서 더 빛을 발하는 것 같다. 방송에서보다 더욱 선명하고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독자들에게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을 날카롭게 보여주고 있다.
* 네이버 「리앤프리 책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