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일
조성준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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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면 그 사람은 인류의 유산으로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수없이 많은 충실한 일상들이 모여 위대한 역사를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하지만 인간은 상징성이나 대표성을 지닌 소수의 인물들을 통해 그 업적을 축소시키는 이상한 생물이다그것은 아마도 인류의 역사를 후대에게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기 위한 갈무리로서의 기능이 아닌가 싶다.




 



인류의 업적이라 하면 주로 정치나 군사사회적인 차원을 중점으로 정리되기 마련인데의외로 문화예술 계통에서 이뤄진 업적들이 인류 성취의 중심으로 언급되는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다왜냐하면 인간의 예술적 욕망은 최우선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결국 먹고 사는 일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예술은 아무래도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따라서 이 책에 소개된 예술가들의 등장 시점은 인류가 어느 정도 자체 생태계(세계화 구축)를 구성하고 자리 잡은 뒤에 탄생하고 성장하고 일을 벌인빨라봐야 18세기부터 존재했던 사람들로 한정된다그만큼 문화예술 분야는 인류 역사에서 그 비중이 시간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질적인 부분으로 관점을 전환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어떤 사람의 노래가연주가그림이몸짓이상상력이 사람들의 일상을 지배하고 바꿔버리는 일이 지금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힘을 더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짧은 기간에 비례하여 그 폭발력은 급증한다특히 21세기에 들어서는 IT 기술의 발달로 겉으로 드러나는 문화예술의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영향력으로 사람들의 삶을 물들이고 있다.





 


신간 예술가의 일은 문화예술이 세계사의 중심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활약했던 대표적이고 상징성을 지닌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있다이 책의 특징은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이름부터 약간은 낯선 사람들까지 매우 다양한 33인의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그리고 각 인물에 대한 글의 분량이 그림이나 사진 자료를 포함에 10페이지 내외로 읽기에 부담이 없다는 것따라서 흥미로운 인물이나 분야에 대한 더 깊은 탐구를 실천할 수 있는 입문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점이라 하겠다.

 

이 책에 등장하는 예술가들의 구성 비율도 훌륭하다동서양 비율장르 비율국가 다양성 등 한쪽으로 속성이 치우치지 않아서 좋다특히 국내외 여성 예술가들의 대한 정보를 많이 다루고 있어서 문화예술의 역사가 그나마 남녀 역할이 동등하게 이뤄진 것은 아닌가 생각되기도 했다물론 남성 중심의 역사에서 여성 예술가들의 고군분투와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이 예술가라고 해서 특별히 더 대접 받을 이유는 없다그들은 그들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 했을 뿐이고운이 좋은 사람은 돈과 명예를 거머쥐었고예술적 성취가 높다고 해도 비참하거나 고통스러운 삶이었을 뿐인 사람도 있다가우디 같은 역사적인 인물의 경우 죽는 순간이 너무 허탈해서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게 하는 사례도 있다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평생을 거쳐 성실함으로 예술혼을 확장시키거나 짧은 순간 빅뱅처럼 폭발적으로 예술혼을 불태우고 사라져간 인물들을 통해 인류에게 영감을 준 다양한 사례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 네이버 「문화충전 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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