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 차별, 처벌 - 혐오와 불평등에 맞서는 법
이민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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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현재 전 세계에 만연해 있는그리고 어쩌면 코로나19 이후 더 심해지고 있는 차별과 혐오폭력의 문제를 성차별인종차별외모차별이라는 큰 틀을 중심으로 원인과 현상을 분석하고해결책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먼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포괄적이면서도 배타적인 우리의 개념을 지적한다. “우리라는 표현에 내재한 차별적 속성과 비인간화표적화폭력의 요소들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우리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친근함과 포용성과 달리이 표현은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보다 훨씬 편향된 관점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비인간화와 표적화는 그러한 우리를 만드는 차별 행위를 위한 사전 작업에 해당한다저자는 이 책을 통해 더 넓은 의미의 우리를 발견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차별의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이것을 알기 위해 초기 인류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인류가 최초로 집단 생활을 하면서 협력을 통해 생존의 방법을 터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사람을 범주화하고 일반화하는 것이었다왜냐하면 그것이 최적의 생존을 위한 전략이었기 때문이다모인 인원이 적었을 때는 모두가 한 편이 되어 외부세계에 대항할 수 있었지만 그 인원이 점점 많아지고 여러 편으로 갈라지면서 인간들끼리도 생존을 위한 경쟁을 해야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이때 우리와 상대방을 구별하고 적대시하는 과정에서 발전한 것이 차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즉 차별은 생존을 위한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류가 문명화되면서 이 차별은 감소되지 않고 오히려 집단 내부의 결속과 집단들 간의 경쟁에서 아주 필수적인 도구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인권 의식이 발달하고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차별이 유용한 도구이기보다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났고오늘날에 이르러 주요한 사회문제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연구 사례들을 보면 인간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얼마나 차별이라는 본성에 취약한 존재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예를 들어 입고 있는 옷 색깔만으로 집단을 나눠도 경쟁관계나 적대관계가 쉽게 형성되는 것은 물론완전히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집단 간에도 서로에 대한 강력한 증오심이 자연스럽게 표출된다는 사실은 근거 없는 차별에 대한 인간의 취약성이 좀처럼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임을 생각하게 한다.








저자의 관점에서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바로 차별 그 자체의 독특한 성질을 파악하고 인정하는 것이다차별이라는 행위 자체도 획일적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사안에 따라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차별도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는 보는 것이다차별의 성격이 부당한 것인지 합당한 것인지는 맥락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데그것은 의도대상주체상황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사회가 극복해야 할 차별과 혐오의 문화를 그 근원에서부터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가운데서도차별이라는 행위 그 자체가 지닌 속성의 복합적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는 데 더 큰 의의가 있다이로써 우리는 비인간화와 표적화편가르기와 증오와 폭력으로 물든 차별의 역사를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이해와 판단을 근거로 보다 인간적이고 포용적이고 평화적인 구별과 존중의 문화로 승화시킬 수 있는 유용한 발판을 하나 마련한 셈이라고 볼 수 있다.





네이버 리앤프리 책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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