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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의 마지막 숨 - 우리를 둘러싼 공기의 비밀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1년 8월
평점 :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은 우리 주변에 흔하지만 특별히 주목하지 않는, 그러나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공기의 존재를 통해 재미있는 화학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유쾌하고 독특한 매력과 재미로 넘친다. 특히 술술 잘 읽힌다. 어려운 수식 없이 지구의 역사에서 화학적 작용이 어떻게 환경을 조성하고 지배해왔는지, 그리고 인간의 역사에서 화학적 발견과 발명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많은 변화를 일으켜왔는지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잘 인지하지 못하지만 기체와 액체, 고체가 각각 따로 존재하는 물질이 아니라 열과 압력에 따라 그 겉모습을 바꾸는 하나의 덩어리이자 물질의 상태임을 확인시켜준다. 빅뱅에서 시작된 태초의 물질이 지금 우리 몸 속에도 존재한다는 얘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이 책 제목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카이사르뿐만 아니라 지구 반대편에서 누군가가 뀌는 방귀조차 시간이 흐르면 모든 인류가 공유하게 되는 그런 세상인 것이다. 한마디로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사상의 과학적 증거를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공기의 재사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말 그대로 모든 물질과 에너지의 총량이 정해져 있는 만큼 새로 생겨난다거나 없어지는 것이 아닌 세계가 얼마나 신비롭고 놀라운지 생각해볼 기회를 만들어준다.

지구에서 산소가 처음 생겨났을 때 이것이 생명체에게 아주 혹독한 기체였다는 사실, 그러다가 마침내 생명체가 이 산소를 통제하게 되는 순간, 생명체의 가장 큰 자산으로 오늘까지 모든 생명체의 생존에 필수적인 기체로 자리매김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질소 고정 기술을 이용해 질소 기체로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방법을 발견하여 수많은 인류를 굶주림에서 구원한 독일의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의 이야기는 인간의 위대함과 아이러니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물질들이 기체와 액체, 고체의 상태로 존재하면서 인간에게 영향을 끼쳐왔다면, 지금 시대는 오히려 이러한 물질들을 인간들이 능동적으로 이용하면서 기후변화 같은 위기를 일으켰다. 이것은 단순히 환경의 변화가 아닌 생존의 문제로 직결되고 있음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지구를 지배했던 대기의 종류가 하나에서 다른 하나로 바뀌는 시간은 매우길었다. 그래서 기후공학 같은 기술적 접근으로 현재의 위기를 빠른 시일에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서 다른 행성으로의 이주, 화성에 대한 테라포밍 같은 아이디어들까지 거론되고 있는데, 이 역시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기본적인 “공기”의 문제를 벗어날 수가 없다.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공기, 물질, 화학의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힘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이 책을 통해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나를 둘러싼 환경, 다른 사람들, 동물들, 돌, 바람, 햇빛, 식물, 구석진 곳의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무엇(?)들까지 모두 다 궁극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팍팍하고 예민해지기만 하는 삶을 조금은 풀어주는 특별한 감각도 체험할 수 있었다. 이것이 과학이 주는 또 하나의 유익이라고 할까.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