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얼굴에 혹할까 - 심리학과 뇌 과학이 포착한 얼굴의 강력한 힘
최훈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이번에 출간된 왜 얼굴에 혹할까의 저자 최훈 작가는 현재 대학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지각 심리학 전문가이다이 책에서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사람의 얼굴을 심리학과 인류학사회학의 관점에서 무겁지 않으면서도 폭넓게 다루어 독자로 하여금 심리학의 교양 지식을 넓혀준다먼저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얼굴을 통한 소통이 인간의 상호작용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그리고 이어지는 내용에서 어떤 정보를 전하고 받아들이고 해석하는지 다룬다.

 

1장 얼굴을 읽다에서는 먼저 인류가 생존을 위해 공동생활즉 협력관계를 선택했고 이 관계를 하는 데 있어 꼭 필요나 것이 동료들과의 소통 능력이었음을 밝힌다방법은 언어적 소통과 비언어적 소통으로 나눌 수 있는데 후자의 가장 대표적인 수단이 바로 얼굴인 것이다얼굴의 상태즉 표정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전달하고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은 초기 인류가 집단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수인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저자는 정서와 감정의 용어 차이를 알려주는데이러한 개념 정의가 이후 책을 읽는 데 꽤 도움이 되었다. ‘감정은 포괄적인 개념, ‘정서는 구체적인 외부 혹은 내적 자극에 의해 생기는 감정을 뜻한다고 한다그래서 심리학에서 주로 쓰는 용어가 정서.

얼굴을 보는 방식은 두 가지로 나뉜다입을 하나의 패키지즉 묶음으로 지각하는 것을 전역적 처리와 각 부분의 세부 특징 디테일을 지각하는 방식이 있다쉽게 말해 전역적 처리는 전체적인 배열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다잘생겼다 못생겼다의 판단도 일차적으로는 이 얼굴 구성 요소의 배열로 이뤄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짧은 순간 본 얼굴의 정보로 성격을 판단하는 것은 꽤 높은 정답률을 보이지만 참고 이상의 의미를 두면 곤란하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2장 같은 얼굴을 다르게 읽다에서는 내가 인식하는 얼굴과 실제 외부에 보여지는 얼굴의 모습에 큰 차이가 있음을 이야기한다따라서 자신의 모습을 좀 더 긍정적으로 보는 태도와 습관을 들이는 것은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자 전략임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여기서는 사람에 대해 호감을 얻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단순 노출 효과에 대한 이야기와사람의 좌우 뇌가 역할이 나누어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사람의 매력과 관련해서는 우반구가 왼쪽 눈으로 들어오는 시각 정보를 통해 정보를 처리한다고 한다이를 뇌의 편재화라고 하는데반대로 좌반구는 언어와 인지적 판단을 하는 것이다매력과 관련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부분이 우반구-왼쪽 눈이듯이자신의 매력을 드러내는 부위 역시 왼쪽에 더 특화되어 있다고 한다왜냐하면 표정이 더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상대방이 왼쪽 눈으로 판단하는 자신의 모습은 오른쪽이다따라서 매력이 상대적으로 덜 드러나는 오른쪽 얼굴을 보완의 관점에서 잘 신경써줘야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3장 보자마자 사로잡는 얼굴의 힘매력에서는 매력적이고 잘생긴 얼굴에 대해 이야기한다위험한 범죄자임에도 불구하고 매력 넘치는 얼굴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례나 얼굴이 예쁘다는 이유로 범죄 사실보다 외모가 주목받아 팬클럽까지 생기는 사례를 소개한다. ‘루키즘(외모지상주의)’이라고도 하는 이런 현상은 그만큼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얼굴이 가진 막대한 영향력을 가르쳐준다따라서 2장에서는 얼굴에 대해 정보와 함께 영향력이라는 관점에서 더욱 깊이 있게 다뤄진다외모가 매력의 핵심 요소고 큰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 것즉 후광효과가 가능한 것은 뇌의 게으름과 관련있다는 부분도 흥미롭다뇌라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고 복잡한 것을 피하기 때문에 편한 것을 추구하게 되는데여기서 비롯되는 현상의 하나가 루키즘이라고 볼 수 있다그밖에 외모의 보편적 기준으로 황금 비율을 많이 얘기하지만 실상 과학적 근거가 부실함을 알 수 있었다. ‘대칭 효과와 대비 효과’, ‘동화 효과’ 등으로 매력적인 외모의 특징을 설명하는데개인의 매력뿐만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함으로써 발휘될 수 있는 집단-매력 효과도 눈에 띈다.

 

4장 ‘0.1초가 만든 족쇄첫인상에서는 제목 그대로 첫인상에 대한 주제를 다룬다첫인상이 중요한 것은 초두 효과라 불리는 심리 현상 때문이다예를 들어 첫인상이 형성되면 그 사람에 대한 전반적인 맥락이 이미 만들어져서 그 뒤에 보게 되는 정보들도 그 영향을 받는 것이다다시 말해 처음 받은 정보가 나중 정보들의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이다물론 노력과 경우에 따라 첫인상이 처음과 달라지거나 더 강화될 수 있음도 소개하고 있다.


5장 얼굴을 더 강하게에서는 안경 착용과눈썹화장을 통해 달라질 수 있는 얼굴 매력의 과학적 근거를 탐구한다또한 아이돌 문화를 통해 여러 사람 중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가에 따라 매력이 더해지거나 반감되는 효과의 원리를 살펴본다.







6장 얼굴에 내 마음이 있다에서는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얼굴의 구조적 특징을 살펴본다특히 웃음과 관련해서책에 따르면 얼굴에는 80여 개의 근육이 있고그중 42개가 웃음과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이 얼굴 근육을 조합하면 19가지 웃음이 지어진다고 한다그런데 그중 18개는 거짓 웃음이라고 한다가장 중요한 2가지 웃음 근육 중 의도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눈둘레근’ 때문이다이것이 움직여야 진정한 웃음이라고 한다물론 중요한 것은 나머지 하나인 큰광대근만을 이용한 영혼 없는 웃음’, ‘자본주의 웃음이라 하더라도 일단 웃기만 하면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하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그래서 책에 다뤄진 모방을 통한 정서의 전염이라는 부분도 눈길을 끄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7장 타인을 알아보는 힘에서는사람의 얼굴을 알아보고 그 이름을 떠올리는 얼굴 재인과 명명에 대해 다룬다얼핏 얼굴과 이름 정보는 함께 처리되는 것 같지만 실상 이 두 정보는 별개의 영역에서 다뤄진다고 한다그래서 발생하는 설단 현상’, 즉 이 두 정보의 인출 과정의 격차로 인해 얼굴은 기억나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얼굴 재인(recognition)은 윤곽 정보즉 대략적이고 전체적으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에 초기 인류의 생존 전략에서 생존율을 높여주는 능력이었다고 한다반면 현대 사회에서는 얼굴 재인과 명명(naming)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 사회생활의 필수라고 할 수 있겠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 사이의 대면 기회가 줄어들고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전체적인 얼굴 정보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지만얼굴 전체에 비할 바가 아니라 해도 눈빛만으로도 표정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으며그에 따라 습득할 수 있는 정보도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이 연구로 밝혀지고 있다고 한다하지만 이럴 때야 말로 정말 대화를 통해즉 대화하는 법을 배우고 익혀서 실천함으로 서로의 내면을 알아가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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