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수업 - 조그맣고 꿈틀거리지만 아름답고 경이로운 생명
김태우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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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가 지나면서 무더운 날씨도 한풀 꺾이고어느새 창밖에서는 귀뚜라미 소리가 서늘한 밤기운에 실려 들려온다내가 사는 곳은 주변에 밭과 나무가 제법 있고 집도 오래되어서 일반적인 도시의 주거 환경보다 훨씬 많은 벌레나 곤충들을 접할 수 있다앞서 말한 귀뚜라미나 거미나비 같은 곤충들은 반가운 쪽에 속한다거미 같은 경우는 모기 같은 사람에게 성가신 벌레들을 잡아주는 효과가 있어 거미줄이 좀 쳐져 있어도 어지간하면 걷어내지 않고 두는 편이다.

 

반면 꼽등이나 쥐며느리공벌레 같은 경우는 반갑지 않다보기에도 그렇고 일반적인 인식에 따라 그다지 호감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거부감 하면 최고인 바퀴벌레는 자주 보는 것은 아니고 몇 년에 한 번씩 집안에서 볼 수 있는데 본능이 거부한다그래서 그때마다 강력한 바퀴벌레 퇴치약을 사서 사각지대에 뿌려두곤 한다사람의 관점에서 이렇게 호감과 비호감으로 나뉘기는 하지만유심히 살펴보면 곤충들은 사실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점에서 배울 것이 많은 가까이에 있는 살아 있는 교과서와 다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특히 이번에 출간된 메뚜기 전문가 김태우 곤충 박사님이 쓴 곤충 수업은 쉽게 눈에 띄진 않지만 우리의 일상과 자연 속에서 늘 곁에 있는 곤충들의 생태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생명의 소중함과 교훈을 따스한 시선으로 전달하고 있어 곤충에 대해 보다 친밀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을 보면 몇몇 곤충에 대한 편견을 바로 잡을 수 있는데대표적인 것이 꼽등이에 대한 편견이다몇 년 전 연가시와 관련하여 꼽등이가 혐오 곤충으로 손꼽히던 때가 있었는데나도 그 영향으로 꼽등이를 발견하면 쫓아내거나 불가피한 경우 살려두지 않았던 때가 많았는데실상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바퀴벌레의 경우는 그 생존력에 대한 경탄 말고는 좋을 게 없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말벌주가 몸에 좋다는 것도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는 것과이미지에서 느껴지는 것과 다르게 연가시의 서식 환경은 맑은 물이기에 계곡 같은 곳에서 물을 함부로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종 단위에서 지구상에 가장 많은 개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곤충은 모든 인간을 합친 것보다도 그 무게가 많다고 한다어마어마한 개체 수만큼이나 그 종류도 다양한데놀라운 것은 남한에만 해도 그 종류가 18,638종에 달한다고 한다이것도 밝혀진 것이 그 정도이고 아직 발견되지 않거나 규명되지 않은 종류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곤충학자인 저자가 아이들이나 성인들과 함께 하는 야외 곤충 수업이나 동료 학자들과의 교류지역이나 해외 탐방 등에서 경험하고 배우고 느낀 것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특히 우리나라는 영국 같은 나라처럼 자연사박물관이 아직 설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필요성을 설명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우리나라는 문화나 역사와 관련해서는 꽤 노력을 하고 있는 편이지만 자연 유산에 대한 보존과 연구에는 아직 더 분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생명에 대한 인간의 태도다곤충은 인간이 인식하는 한해서는 가장 작은 생명체에 속한다하지만 이런 작은 생명을 함부로 대하고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곧 생태계 전체에 대한 위기와도 연결될 수 있음을 여러 곳에서 드러내고 있다곤충학자는 세밀하고 정교하고 꼼꼼한 성격이 요구된다고 한다이것은 다른 말로 바라보는 대상을 그만큼 소중히 여기는 성향으로 볼 수 있다이 책은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사물과 세상생명을 바라보는 가장 바람직한 자세는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곤충 수업은 곤충의 기본적인 생태와 습성은 물론이고역사와 문화 예술의 관점에서 곤충이 어떻게 다루어지고 활용되어 왔는지 대략적인 큰 그림을 보여준다독자는 이 그림 속에서 어떻게 곤충을 비롯한 지구생태계와 조화로운 삶을 모습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될 것이며곤충에 대한 새로운 인식 전환과 다가올 미래에 곤충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와 의미를 가지게 될지 조망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한 번쯤은 꼭 읽어볼 만한 멋진 책이다.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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