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스트 그들은 우리를 어떻게 세뇌하는가 -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스테판 오렐 지음, 이나래 옮김 / 돌배나무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로비스트 그들은 우리를 어떻게 세뇌하는가를 읽어보면 우리의 삶의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공정책의 결정에 사기업들의 로비 활동의 영향이 얼마나 크게 작용하고 있으며 얼마나 위험 수준에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산업혁명 이후 기술과 자본주의의 막대한 영향력 아래 살아가는 이 시대의 사람들은 물질적 발전으로 인해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 같지만 다른 한편으로 신체와 정신적 건강에 있어서는 엄청난 손해를 누적시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바로 기업과 권력자들의 이익 추구 때문이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기업이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기업을 신뢰한다왜일까?” 미국에서는 화학제품이 시장에 출시되는데 3개월밖에 걸리지 않지만그 화학제품이 위험성이 인식되고 검증되어 퇴출되기까지 30년이 걸린다고 한다미국뿐만이 아니다같은 방식으로 수많은 종류의 유독물질이 처리되어 왔다저자는 이것을 우리의 신체를 짓누르는 방관의 시간이라고 표현한다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그것은 기업들이 과학자들을 고용해서 자기들이 내놓는 제품에 결함이 있더라도 그것이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어보이도록 조작하고 홍보하면서 대중을 설득하기 때문이다이 대중에는 수준 미달의 정책 입안자들도 포함되어 있다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자기들에게 유리한 정보를 쏟아내는 것은 물론이고제품의 유해성이나 문제점을 지적한 유의미한 연구 결과물까지도 무가치한 것으로 만들 만큼 위력이 있다그리고 이것이 거짓말로 탄로나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이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법정 공방은 또 한 세월이다이런 식으로 기업은 시간을 벌어가며 계속해서 이윤을 축적한다또한 기업이 내놓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단점을 법적으로 커버해주는 일이 사업화되어 있다그것이 바로 로비라는 이름의 제품방어사업이다.

 

과학을 이용하여 문제의 핵심을 빗겨나가게 하고의혹과 혼란 및 논란을 일으켜 본질을 흐린다여기에는 심리학적 요소도 활용되니 그 기원은 프로이트까지 올라간다이러한 대중조작의 역사가 프로이트의 조카인 에드워드 버네이즈라는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집단기제와 동기를 이해할 수 있다면 대중을 통제하고 동원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여론 조작이라는 도구로 꽃을 피운 과정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기만적인 세상에 살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살균제 가습기 건으로 전 국민의 공분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옥시라는 회사가 우리나라에서 뻔뻔하게 고개를 들고 있을 수 있는 것은 로비의 힘일 것이다그만큼 기업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고 극대화하기 위해 얼마나 사력을 다하고 있는지 우리는 역으로 생각해봐야 한다기업뿐만 아니라 돈의 논리가 통용되는 모든 이해집단이 공익을 우선시해야 할 정책 결정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이런 현실을 문제 삼지 못한다면 우리는 계속해서 당하고 살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우리가 사는 세계를 지배하는 그림자 정부가 있을 것이라느니모든 사회 현상이 특정한 의도에 의해 조종당한다느니프리메이슨이니 일루미나티니 하는 소위 음모론에 대해 말이 많지만이것들을 로비라는 개념으로 바라보니 그리 허황된 상상도 아닌 것 같다결국 사람들이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도록 하여 자신들이 원하는 상태와 형태로 이익을 취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이렇게 보면 로비라는 행위는 마케팅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좀 더 거시적인 차원에서의 세뇌적 마케팅 활동이 바로 로비 아닐까결국 대중은 똑똑한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무엇이 우리의 삶을 규정하고 눈앞의 현상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게 만드는 지 의심하는 것책에도 나와 있듯이 우리는 버젓이 있는 지식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무지한 존재가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가끔은 입에 쓴 것도 기꺼이 섭취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