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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감춰라 - 인공지능 시대의 신神의 알고리즘
윌리엄 에이머먼 지음, 최경남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6월
평점 :
품절
『브랜드를 감춰라』(원제:보이지 않는 브랜드)를 읽으면 우선 마케팅이 매우 흥미로운 분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전까지 복잡하고 그다지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았던 마케팅이라는 세계가 얼마나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반대로 그에 대해 인식하고 있으면 살아가는 데 얼마나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는지에 대해 많은 영감을 주었다. 마케팅은 간단히 정의하면 ‘생산물이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관련되는 부분을 포함하는 모든 활동’을 가리킨다. 상품과 서비스, 유통이 가장 일반적인 마케팅의 영역이다.
이제는 여러 미디어에서 제법 많이 다룬 내용이 되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알고리즘에 의해 뜨는 유튜브 영상이나 광고에 대해 그 속성이 어떤 것인지 대략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인터넷 사용 습관이나 이동 경로나 행동 같은 자기 행위를 기반으로 한 정보가 어떤 처리 과정을 통해 자신에게 특정 콘텐츠로 되돌아오는 기술적 원리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마케터라는 주체가 인공지능이라는 대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능동적인 입장에서 서술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까지 인공지능에 대해 다룬 책들이 주로 인공지능으로 인해 세상이나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에, 즉 떠오르는 기술 현상에 대한 수동적인 입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과 대비되는 점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크게 동의하지는 않지만, 상품과 시장 영역에서 마케터와 소비자의 대립 관계가 한동안 소비자의 우위에 있다가 IT기술의 발전으로 마케터들이 점점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고 인공지능 기술이 완전히 역학 관계를 바꿔놓으리란 저자의 견해가 흥미로웠다. 동의하지 않는 이유는 과거나 지금이나 소비자들이 항상 먹잇감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은 지금 마케팅의 양상이 ‘정보가 전달되는 방식’의 변화로 인해 엄청난 변화의 시점에 와 있고, 행동 기반 타깃팅 등의 개인맞춤형 광고 콘텐츠 등으로 공략되고 있다는 엄연한 현실을 소비자들로 하여금 망각하게 하는 아주 고도로 교묘한 인공지능 기술의 시대에 들어왔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으며, 마케터나 소비자 양쪽 모두에게 각자 자기의 입장에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줄곧 들었던 한 가지 생각은, 인공지능 기술 역시 사람이 활용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정치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최신의 기술을 이용해 대중을 선동하고 무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특정 가치관을 가지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은 역사상 계속 반복되고 있는 일이다. 다만 그 수단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고도의 기술로 대체된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네이버 「리앤프리 책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