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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 전쟁 ㅣ EBS 과학 교양 시리즈 비욘드
김일선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평점 :
기술이 인간의 외형적인 삶뿐만 아니라 삶을 구성하는 정신적-물질적 요인과 환경까지 바꿔나가고 있다. 이런 급격한 변화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컴퓨터가 발명되고 기하급수적으로 성능이 향상되면서 인간은, 인간이 아니지만 마치 신이 인간을 만들었듯 새로운 창조주가 되어 고도의 지능을 가진 존재를 만들어가고 있다. 바로 ‘인공지능’이다.
애초에 앨런 튜링으로부터 비롯된 전혀 새로운 형태의 지능을 가진 존재가 왜 필요했었는지 의문이다. 아마 기술이 발전하는 가운데 학문적 호기심에서 혹은 학문적이 아니더라도 인간의 상상력이 이 호기심과 결합하여 이미 구현된 기술 기반 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게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과거의 공상과학소설에서 묘사된 장면이 하나씩 실현되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인공지능이 지금보다 훨씬 인간의 삶을 좌지우지하게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예상이 전혀 허투루 들리지 않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610/pimg_7776601042977401.jpg)
인공지능 기술은 데이터 처리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한동안 정체되어 있던 구간을 뛰어넘어 가장 뜨거운 이슈로 현대사회를 장식하고 있다. 거기에 로봇 기술도 처음의 시행착오를 넘어 실전에 투입된 다양한 형태의 로봇들이 발명되어 각 산업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단계이다. 정지되어 있는 사물이든, 이동가능한 형태의 로봇이든, 여기에 데이터 처리 기술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인공지능의 결합으로 시대를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인공지능은 중립적이고 편견이 없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최근 뉴스에서 볼 수 있듯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기술에서 편견을 가질 수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체스나 바둑처럼, 또 의료 진단이나 패턴분석처럼 승부를 가리거나 어떤 뚜렷한 목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보이는 놀라운 지적 능력은 인간에게 더없이 유익한 것 같지만, 인간이 하는 생각이나 행위의 모방을 넘어 대등한 위치에서 바라보는 인공지능의 존재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럭비공처럼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610/pimg_7776601042977402.jpg)
저자는 인공지능이 투명해지는 방식으로 불쾌한 골짜기를 지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아직은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보는 것처럼 전면적인 활동은 어렵지만 우리 생활 곳곳에서 인공지능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각종 서비스가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본다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인간과 비슷하거나 대등한 위치에서 서로 의사소통을 하거나 의견대립이 일어나 많은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미래가 되어 있지 않을까?
이 책은 현실에서 확실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사람들에게는 불확실하게 인지되고 있는 인공지능 및 제반 기술의 현주소와 전망을 객관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최소한 세상의 흐름에 휩쓸려가고 있다 하더라도 눈 뜨고 코 베이는 식의 불이익은 피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 네이버 북뉴스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