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과학이슈 하이라이트 Vol.01 미래로봇 ㅣ 과학이슈 하이라이트 1
전승민 지음 / 동아엠앤비 / 2021년 5월
평점 :
보물 같은 동아엠앤비 출판사의 ‘과학이슈11 시리즈’!, 이제 그 시리즈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특정 과학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교양서+화보집 컨셉의 새로운 브랜드 ‘과학이슈 하이라이트’가 론칭되었다. 이 책은 은 그 첫 번째 출발로서, 장차 우리 삶에 지대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로봇 기술’을 주제로 우리를 흥미로운 과학기술의 세계로 이끈다. 이름하여 ‘미래로봇’!!
최근 로봇과 관련하여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치킨을 튀기는 로봇’의 등장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의 손이 가급적 닿지 않는 것을 원하는 풍조에서 엉거주춤한 느낌을 주면서 치킨을 튀기는 로봇의 모습은 꽤나 상징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로봇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고, 이 책에 나오는 개념에 따르면 ‘협동로봇’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로봇은 사용 목적에 따라 크게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으로 나눌 수 있는데, 치킨 튀기는 로봇은 산업용으로 분류할 수 있겠다.
산업 현장에서는 인간을 보조하는 로봇의 역할이 이미 꽤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지만, 일상 영역에서 온전히 실용화된 경우는 로봇청소기 정도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로봇청소기가 사고를 일으켜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안정성이 확보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소개되는 미래의 우리 삶을 바꿀 수 있는 모든 형태의 로봇 기술의 개발과 실용화에 있어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기준임을 알 수 있다.
인간형 로봇이나 자율주행 이동기기 등은 하드웨어, 즉 로봇의 몸체를 만드는 기술에 있어서는 이미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건은 사고능력을 만드는 기술의 발전에 달렸다. 즉 로봇이 상황을 인식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냐 여부인데, 여기에서 아직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자는 가까운 미래에 우리 생활을 바꿀 로봇의 모습은 영화 속의 그것과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미래는 불과 수십 년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로봇 하면 두 손과 두 발 사용이 가능한 인간형을 쉽게 떠올린다. 하지만 기술 구현이 어렵고 결정적으로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점 때문에 이족 보행 로봇 대신 네 발로 걷는 로봇이 주력으로 개발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단연 안정성이다. 하지만 두 발 로봇의 쓰임새에 대한 가능성이 다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휴머노이드, 다시 말해 인간형 로봇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부터다. 이때부터 많은 발전이 이루어져 재난 현장 투입에서 큰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연구진이 관련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상당한 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편 두 다리로 사다리를 기어 올라갈 수 있는 로봇이 우리나라 카이스트의 휴보와 일본 혼다자동차의 E2-DR뿐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물류 이동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로 큰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물류와 교통에 이용될 형태는 주로 팔다리 없는 단순한 형태가 되겠지만 활용 범위가 넓은 이동형 로봇은 십수 년 이내에 실용화, 즉 현실 속으로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한편 험준한 지형이나 복잡한 상황을 대처하며 이동할 수 있는 네 발 로봇 기술의 보편화는 10년, 실용화는 20년을 내다보고 있다고 한다. 어느 정도 덩치가 있거나 장시간 사용이 필수적인 기기들의 경우 관건은 역시 배터리 성능 개선에 달려 있다. 로봇 기술은 이렇게 연계된 산업들의 분발을 일으키는 역할도 한다.
저자는 자동차의 출현이 전통적인 직업들을 없애버렸지만 파생되는 분야가 더 많아져 결과적으로 많은 일자리가 생겼듯이, 로봇 산업에 대한 우려의 시선에 대해서 같은 논리로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예를 들어 척박한 환경에서 구조 활동이 가능한 로봇 한 대를 관리하기 위해 십수 명의 일자리가 발생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근력 강화 로봇. 웨어러블 로봇, 수술 로봇, 캡슐 로봇, 자율 운항 선박, 드론 등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형태만이 아닌 매우 다양한 용도와 규모의 로봇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로봇 기술이 우리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역시 인공지능과 센서, 배터리 기술의 발전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으며, 아직은 디스토피아를 걱정할 만한 수준까지 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그래서 로봇 기술이 일상에서 실용화되는 미래의 어느 시점을 대비해 법적, 윤리적 준비를 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져 있다는 것도 아울러 생각해볼 수 있었다.
*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