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화가들 - 살면서 한 번은 꼭 들어야 할 아주 특별한 미술 수업
정우철 지음 / 나무의철학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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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데 필요한 특별한 원칙이나 방법이 강요될 이유는 없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더 유익하고 의미있고 풍성한 감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지식이 유용하다신간 내가 사랑한 화가들의 저자 정우철 씨는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림과 친해지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으로 먼저 화가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것을 언급한다예술작품의 경우 창작자의 생각이나 삶의 경험이 반영될 여지가 매우 높으므로 그것은 매우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작품 접근법이 될 수 있다말과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생각이나 사상을 표현하하는 회화 미술의 특징은 삶이라는 주해를 통해 보조적인 이해가 가능하다는 점을 이 책은 잘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먼저 연이은 세계대전을 비롯한 역사의 굵직한 사건을 모두 겪은 마르크 샤갈이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넘치는 작품으로 그의 예술 세계를 채우며유한한 삶에서 유일한 영원성을 지닌 사랑을 추구한 이야기노동자들에게 평화와 고요를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그림을 그리기 원했으며 작품적으로는 그림에서 색을 해방시킨 것으로 평가받는 야수파의 대표 작가 앙리 마티스가 소개된다특히 마티스는 초기 정물화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추상성을 띄는 작풍의 변화가 흥미롭다모딜리아니는 탁월한 외모가 먼저 눈에 띄지만 그의 삶은 평탄치는 않았다태어날 때 하필 아버지의 사업이 파산하는 바람에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어머니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문화예술적 소양을 기르며 성장할 수 있었다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여러 질병으로 괴로움 가운데 있으면서도 화가의 꿈을 놓치 않았다고 한다모딜리아니 특유의 긴 얼굴과 아몬드 모양의 얼굴 초상화는 아프리카 예술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여성화가 하면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프리다 칼로는 1907년 멕시코에서 태어났다집안의 가난과 어머니의 우울증여섯 살에 닥친 척추성 소아마비 등 자유라는 의미의 그녀의 이름과는 반대되는 삶이었다고 한다하지만 올곧은 성품과 그림이 취미인 아버지 덕분에 똑똑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었고사실적이고 세밀한 초상화의 작풍은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라고 한다비상식적인 결혼 생활과 신체의 질병이 투영된 듯 그녀의 주요 작품들은 강렬하면서도 섬뜩한 느낌을 주지만 말년에 이르러 나온 안정된 느낌의 정물화는 삶을 초월한 그녀의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것 같다툴루즈 로트렉은 EBS 강연을 통해서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화가였는데사회에서 천대받는 계급의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면서 자유분방하게 자신의 예술세계를 펼쳤고 기성 화단과는 결을 달리한 독특한 인물이다특히 그가 남긴 포스터 작품들은 1880년대 파리의 대중문화를 깊이 알 수 있는 자료로 유명하다나는 풍성하고 밝은 색채의 르누아르의 작품도 좋아하지만현실의 어두운 면을 가감없이 그림에 담아낸 로트렉의 작품도 무척 매력적이라고 느낀다.







화가나 문인들 중 삶이 평탄치 않거나 의도적으로 비상식적인 길을 걷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운명으로 인한 고통의 길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거기서 비롯되는 파괴적 삶의 양상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그런 길을 걷지 않아도 되는데도 굳이 이해할 수 없는 예술론을 들먹이며 자기파괴적인 행보를 보인 예술가들은 좀 받아들이기 어렵다그런 점에서 나는 작품은 둘째 치고 생활 습관이나 작업 원칙태도에 있어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존경하는 편이다내가 사랑한 화가들은 나의 이런 편견은 잠시 뒤로 밀어두고서왜 그런 작품이 나오게 되었는지 인과를 생각해볼 수 있도록 화가의 삶을 차분히 바라보게 해줌으로써 예술에 대한 조금 더 넓은 관점을 가지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된 책이다.






*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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