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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 군과 실험기구 선배들 - 역사 속 위대한 실험기구들이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과학 이야기 ㅣ 비커 군 시리즈
우에타니 부부.야마무라 신이치로 지음, 오승민 옮김, 오카모토 다쿠지 외 감수 / 더숲 / 2021년 3월
평점 :
과학의 핵심은 측정하는 행위에 있다.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그 가설을 뒷받침하는 값을 얻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사실이 된다. 이론과 기술이 더 발달하게 되면 그 사실은 더 정교해지거나 심지어 뒤집어질 수도 있다. 때문에 과학자가 얻고자 하는 값을 정확하게 얻기 위해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도구, 또 그런 측정을 돕는 다양한 실험기구들의 발전도 빼놓을 수 없는 과학사의 주요 부분이 되는 것이다.
『비커 군과 실험기구 선배들』은 다양한 실험기구들을 캐릭터화하여 현재 쓰이고 있는 실험기구 친구들이 실험기구 박물관으로 단체 방문을 해서 자신들의 선배격인 초기의 다양한 실험기구 선배들을 만나 이야기도 듣고 질문도 하는 방식의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과학 지식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17~19세기에 주로 집중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 책은 실험기구를 총 6개의 파트로 분류한다. 먼저는 현미경과 망원경 등 미시세계와 거시세계에 대해 인류의 눈을 활짝 열어준 관찰 실험기구들이 소개된다. 여기서는 뉴턴의 라이벌이었던 로버트 훅과 함께 자체 제작한 망원경으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등장하여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챕터2에서는 풍속계, 산성이나 알칼리성의 정도를 측정하는 pH 시험지, pH 측정기가 소개된다. 챕터3에서는 파스칼이 만든 기계식 계산기인 파스칼린을 시작으로 일본의 최초의 전자식 공학계산기에 이르기까지 계산 기계의 발전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챕터4에서는 전기와 자기에 관련된 도구들이 등장한다. 먼저 전기와 전류의 개념을 구분해준 뒤, 신기한 현상으로 사람들에게 단순한 볼거리에 불과했던 전기와 자기 현상이 어떻게 산업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지와 자석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챕터5에서는 진공과 빛에 관한 기구들이 등장한다. 여기에는 진공상태와 압력의 관계, 그리고 X선을 발견하여 최초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된 뢴트겐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챕터6에서는 유리로 만들어진 실험기구들이 어떻게 산소와 연소현상의 관계를 밝히는 데 도움을 준 유리 실험기구인 백조목 레토르트, 또 생물의 자연발생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밝히고, 공기 중 세균 같은 미생물의 존재와 작용 원리를 밝힌 파스퇴르의 이야기가 볼 수 있다.
이 책은 각종 실험기구들을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잘 살린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들로 세심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실물 사진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어 더 생생한 발명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친근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저자의 글솜씨가 과학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실험기구들의 탄생 이야기와 관련된 과학자들의 비화를 흥미로우면서도 알찬 지식으로 재미있게 전달하고 있다. 과학에 흥미를 가지게 하는 동기 부여가 충분히 될 수 있는 독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