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국가 대한민국 - 부족주의의 노예가 된 정치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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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최근 더욱 심하게 부족국가화되는 대한민국의 퇴행적 모습에 문제의식을 느껴 이 책을 썼다고 한다그렇게 고착화되는 것만은 막아 한 줌의 희망이라도 다음 세대에 남겨볼 작정으로 쓴 것처럼 말이다무엇이 우리나라를 이렇게 갈등과 분열증오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한 것일까?

 

이 책은 문재인 정부의 실책을 분석하고 있다국정농단의 비극 속에서 피어나 완성형 진보의 훌륭한 국가 통치를 기대했던 국민들이 어째서 지금 분노하고 있는지또 어째서 정부 관계자들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과 행동으로 더욱 비판을 사고 있는지 밝히고 있다여당에게 그만큼 힘을 몰아줬는데도 왜 삽질만 반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지 그 필연적인 원리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우선 저자는 문재인 정부의 성찰의 부재를 꼽는다이건 우리나라 진보 진영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성장하고 발전하고 미래로 향하는 비판이 아니라 상대방을 단죄하고 죽이고야 말겠다는 악감정만 보이는 파괴적 비판만 일삼는 행태는 지지자들조차 퇴보하는 정치의식으로 물들이는 정부 여당 인사들의 성찰 부재의 병폐적 인식에 있다는 것이다예전 운동권 때의 사고방식과 정신상태가 그대로 지금 상황에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로남불이건 정말 최악이다그간 조국 사태를 보면서 느낀 것은 정말 이상하다는 것이다그걸 문제라고 느끼지도 않고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럴 수도 있는 거라고 감싸는 현상그런데 진보가 국민들의 성원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그 사람들이 그래도 도덕적으로 다를 것이라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이이었는데막상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도그걸 또 인지상정의 차원에서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함량 미달의 사람들을 사람인데 그 정도는 허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감싸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정말 실망스럽다는 거다이런 모순을 용인하는 이중성 때문에김어준 현상도 가능했음을 지적한다.

 

한국사회의 권력 지형에서 실질적인 지배계급이라 할 수 있는 자본 권력 하에 정치권력이 편입되어 있다는 것이 사실이 새로운 지적 깨달음을 주었다실제로 4년 5년마다 바뀔 수 있는 정치 권력은 실질적으로 무언가를 근본적으로 개혁한다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특히 우리나라처럼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본 권력이 정치권력을 집어삼킬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소통 가능성을 열어주는 게 성숙한 민주사회인권 존중의 첫 걸음인데우리는 왜 그것이 힘든 것일까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사람은 집단에 대한 소속감이 강할 때 얼마든지 폭력적이고 적대적이 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는데여러 학자들의 공통된 연구와 의견을 소개하고 있다왜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이 이렇게 혼란에 빠져 있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었다학교 왕따도 같은 맥락에서 분석할 수 있다소속감이나 유대감의 욕구 때문에 타인에게 부당한 고통을 주는 행위가 당연시되거나 무감각해지는 것맹목적이 되는 것모두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다.

 

우리나라는 특히 이 정부에 들어 팬덤 민주주의가 심화된 경향이 있는데이런 쇼비즈니스적인 민주주의를 넘어 제도와 법에 시민의 열정과 권력이 발휘되는 민주주의 문화가 확립되어야 한다프리드리히 실러의 말을 인용한 부분이 정곡을 찌른다. “혼자 있을 때는 현명하고 통찰력이 있는 사람도 집단 속에서는 바보가 된다는 것.

 

부동산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수도권 중심의 정책 수립과 이에 따른 인구의 계속적 유입그리고 따라오는 교통 문제 때문에 수도권 교통 시설에 국부가 탕진되는 악순환된다는 분석이 참 날카로웠다교육과 노동의 문제가 한 테두리에서 다뤄져야 근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통찰도 큰 배움이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어느 한 쪽 편에 비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이고감정만을 앞세워 뭔가를 판단하거나 말을 한다거나 논쟁을 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우리는 현상을 차분히 바라보고 원인을 분석하고 상황을 판단하고 이해하는 훈련이 필요하다일반 서민들일수록 더욱 그런 훈련이 필요하다.

* 네이버 「북뉴스」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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