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숍
레이철 조이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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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음악이라는 예술의 속성처럼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다. 즐기는 방법을 대략 세 가지로 소개해보고 싶다. 첫째, 이야기 자체가 가진 매력이다. 둘째, 소설에 OST처럼 소개되고 있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의 향연이다. 셋째, 시대의 흐름에 밀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회복의 이미지다.

 

먼저 이야기의 매력을 살펴보자. 큰 덩치에 푸근한 인상과 친절함으로 만나는 사람들마다 호감을 갖게 하며 다시 찾게 만드는 음반 가게 주인 프랭크는 오직 엘피판만 취급하는 괴짜다. 그는 음반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꼭 필요한 음악을 권하거나 찾아주면서 즐거움이나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것을 자신의 사명처럼 여기며 사는 사람이다. 특유의 포용력과 다정함으로, 개인적인 아픔을 마음속에 묻고서 떠돌다 마음에 들어 정착하게 되는, 작품의 배경인 낙후된 유니티스트리트라는 거리에 생기를 불어넣는 인물이다. 그 생기를 불어넣는 과정에서 갖게 된 14년 간이나 함께 해온 가족과도 같은 이웃들이 있다. 오래도록 그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며 유니티스트리트에서의 삶을 꿈꾸는 프랭크에게, 아니 유니티스트리트의 상점 주인들에게 두 가지 큰 사건이 벌어진다. 하나는 프랭크의 마음을 흔드는 의문의 여인의 등장, 또 하나는 재개발을 위해 낙후된 유니티스트리트의 상점과 토지를 매입하려 하는 부동산 개발업체의 등장이다. 주인공 뿐만 아니라 상점가 사람들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여인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프랭크와 이 여인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리고 유니티스트리트는 자본의 논리에 휩쓸리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것이 이 작품의 첫 번째 감상 포인트다.

 

 

 

 

 

 

두 번째, 이 책은 뮤직숍이라는 제목답게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이야기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독자들의 귀를 즐겁게 해줄 준비를 해놓았다. 고전음악에서 헤비메탈, 재즈, 록에 이르기까지 음악을 듣는 데 있어 장르를 가리지 않는 주인공의 음악 사랑과 해석의 틀에서 자유로운 풍부한 배경지식은 작품 속 등장인물에게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음악 청취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한다. 특히 곡은 유명하지만 그 곡이 만들어진 배경이나 사연이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이 종종 다뤄지고 있어 읽고 나면 그 음악을 새로운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한다. 또 장르는 다르지만, 소설에서 자주 반복되는 표현인 뿌리와 정서가 같은 음악, 공통된 메시지를 담은 음악이라는, 주인공 프랭크 특유의 선곡으로, 한 주제 안에서 여러 음색과 리듬으로 표현되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소개하고 있어 또한 음악을 듣는 유익한 방법 하나를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세 번째, 이 책은 시대의 흐름인 자본 논리에 따라 재개발로 사라져버릴 상황에 처한 낙후된 거리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낭만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물질적인 가치로 환원되는 세계의 변화상을 비추고 있다. 사실 조금만 타협하면 자신의 신념도 지키고 거리도 지킬 수 있는 여지가 주인공에게 없었던 것은 아니기에, 주인공 프랭크의 고집스런 태도가 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현실에 굴복했다고 해서 다 잘못이 아니고, 그렇다고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고 해서 다 옳은 것은 아니라는 인생의 아이러니를 목격할 수 있는 것도 이 소설의 감상 포인트 중 하나다.

 

 

 

 

 

 

이 소설은 앞서도 말했듯이, 각 장마다 소개되는 다양한 음악들을 유튜브 등을 통해 찾아 들으면서 읽으면 더욱 그 독서의 즐거움이 커질 것이다.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유튜브에 이 소설에 소개된 음악들로 편집된 재생목록이 있다고 하는데 금방 찾아지지는 않았다. 바로 연결될 수 있게 QR코드라도 넣어줬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물론 하나하나 제목을 검색해가며 음악들을 찾는 즐거움은 컸다. 그리고 특히, 70년대에 정말 세련되고 멋진 곡들이 많이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네이버 리뷰어스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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