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테크 - 자전거부터 인공지능까지 우리 삶을 바꾼 기술 EBS CLASS ⓔ
홍성욱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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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술이 인류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깨우쳐준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인문학을 통해 인간과 인간사회를 깊이 이해하려고 하지만 그 탐구에서 과학과 기술의 역할과 의미를 등한시하거나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과학과 기술을 신봉하는 사람들의 경우, 실험과 측정, 논리와 이성만으로 규명되지 않는 삶의 모호한 부분을 무가치한 것으로 치부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두 가지 태도는 사실 불필요한 대립이며, 특히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전한 오늘날에는 서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는 결합되어 하나의 정체성을 이루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과학 기술 역사와 그 의미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들이 인간과 상호작용하면서 인간을 변화시키는 동시에 기술도 주체적인 의미에서 변화를 겪기 때문이다. 이를 저자는 기술과 인간의 상호작용이라고 표현한다. 마찬가지로 사회도 기술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를 만들어 가고 있음을 여러 사례를 통해 밝히고 있다. 저자는 책에 열여섯 가지의 기술, 즉 자전거, , 증기기관, 카메라, 타자기, 전화, 전기, 인터넷, 자동차, 컴퓨터, 아이폰, 인공지능 등을 소개하면서 이것이 사람들의 생활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또 사람들이 어떤 기술은 왜 적극적으로 생활에 받아들이고 어떤 기술은 그 탁월함에도 불구하고 왜 외면받게 되었는지 등을 논하면서, 인간의 일부가 된 기술, 기술의 일부가 된 인간, 나아가 점점 깊어지는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철학적, 사회학적, 정치적, 문화사적 관점 등으로 바라보면서 점진적으로 밀도 있게 탐구하고 있다.

 

개인 차원에서 인간의 신체적 이동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장시킨 자전거에서 시작해 이 기술 여정의 정점에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배치된 것은 매우 흥미롭다. 결국 기술이 인간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고, 인간은 기술을 버릴 수 없는 강화되어가는 불가분의 역사적 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문학이나 과학기술, 과학철학 등이 별개의 영역으로 다루어져서는 곤란한 것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문과적, 이과적 사고방식 같은 이분법적, 혹은 흑백논리, 편향된 사고방식 등을 거부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우리는 이 책에서 다뤄진 기술 발전의 빛과 그림자를 통해, 자전거의 발전이 현대 여성의 정체성을 만드는 데 어떤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총기류의 기술적 발전이 어떻게 인간을 잔혹하고 비참한 지경에 이르게 하는지를, 증기기관을 통해 에너지 문제로부터 해방된 인간에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켰는지를, 자동인형을 통해 인간의 존재의 근원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왜 제기되었는지를, 카메라의 발전을 통해 새로운 시장이 어떻게 개척될 수 있는지를, 타자기의 발명을 통해 인간이 익숙한 것으로부터 벗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 비합리적 존재인지 등을 흥미롭게 관찰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가장 매력적인 점은, 기술의 탄생과 발전 및 상용화가, 인간이 필요에 의해 계획하거나 전망한 대로 흘러가는 경우보다 그 반대의 경우를 통해 더욱 흥미로운 결과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사람들 스스로가 발전하는 기술의 맥락에 맹목적으로 스스로 복종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다.






* 네이버 북뉴스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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