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개
하세 세이슈 지음, 손예리 옮김 / 창심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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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를 잘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이 소설을 읽다가 한 광고가 떠오를 것이다. 진돗개 한 마리가 주인을 찾아 몇 달 만에 돌아오는 이야기를 담은 광고다. 컴퓨터 회사의 광고였던 것 같은데, 당시 꽤 화제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처럼 개는 주인을 잊지 않고, 매우 충성스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다. 요즘 동물 관련 프로그램들이 특이한 사연이나 문제 있는 사례 위주로 내용을 보여주다 보니 세상에 그런 동물들만 있는 것으로 생각될 수도 있는데, 특히 개 같은 경우는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며, 사람들과 친밀하고,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가 있거나 사나운 개들은 거의 다 그 개를 키우거나 관련 있는 사람이 문제인 경우가 다반사다.







이 소설의 작가인 하세 세이슈는 개에게 깊은 애정을 지닌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개와 관련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고,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었다고 하는데, 그 마음과 비정기적이지만 꾸준히 써낸 작품들이 집결되어 한 권의 책으로 나왔고, 마침내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문학성을 놓치 않은 작품에게 수여되는 나오키상 수상작이 되었다.


이 작품은 주역으로 등장하는 개 ‘다몬’이 잊을 수 없는, 마음을 준 한 사람을 찾아 돌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다몬을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몬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애정을 품게 된다. 여기까지 보면 굉장히 평범한 감동을 전하는 것 같지만, 작품의 흐름은 독자의 마음을 포근하게만 하지는 않는다. 인생의 고단함과 비극, 폭력과 위험으로 물든 사회, 크고 작은 삶의 문제들 등이 다몬이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고스란히 노출된다. 작가는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선사하는 보석 같은 존재인 다몬을 보여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삶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 것인지를 알려주기도 한다.







온갖 경험과 갖은 고생 끝에 결국 다몬은 만나고 싶은 그 한 사람을 만나게 되고, 이야기는 매우 행복한 결말로 매듭지어지는 듯하다. 그러나 작품 속 세계관에서 누구나 예상하고 있지만 막상 닥치면 당혹스러움만 가득한 상황이 이어지고, 뜻하지 않은 결과를 맞게 된다. 동일본대지진이라는 사건이 이 이야기의 뿌리이면서 모든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장악하고 있는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도 작품을 더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는 포인트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인류의 동반자가 된 이래, 가장 믿음직한 친구이자 동료로, 애정을 주고 받는 대상으로 개는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었다. 요즘 높아지는 의식과는 달리 잔혹한 동물 관련 사건, 사고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데, 사회에 따라 동물권리나 복지에 대한 수준 차이는 있지만, 우리 사회도 점점 바른 길로 가게 되리라 믿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인 「소년과 개」는 독자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선사해줄 것이다.






* 네이버 문화충전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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